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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의 제국’ 고대 로마, 알고 보면 ‘기생충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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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0일 18:00 프린트하기

로마시대 공중 화장실.  - 크레이그 테일러 영국 캠브리지대 연구원 제공
로마시대 공중 화장실.  - 크레이그 테일러 영국 캠브리지대 연구원 제공

 상하수도관과 공중목욕탕, 공중화장실을 갖춰 ‘위생의 제국’이라 할 수 있는 로마시대에 회충과 같은 장내 기생충은 물론 ‘머릿니’ 같은 체외 기생충이 다수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어스 미쉘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고학과 교수팀은 유물과 유적, 인간의 변(便) 화석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 결과를 저널 ‘기생충학(parasitology)’ 7일 자에 발표했다.

 

로마는 2000년 전에 이미 세면기가 있는 공중화장실, 하수처리시설, 식수관, 공중목욕탕 등 위생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 내에서 쓰레기와 배설물을 제거하도록 하는 ‘위생법’도 제정했다. 청결에 무척 신경을 쓴 셈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기생충에서 만큼은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쉘 교수팀은 로마시대의 화장실 유적과 변 화석, 매장된 유골을 분석해 화장실과 변 화석에서 편충, 회충, 촌충과 같은 장내 기생충의 흔적을 발견했다. 또 빗과 옷감을 통해 당시 머릿니가 번성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당시 머릿니 등의 체외 기생충은 목욕탕의 따뜻한 물이 전파 경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욕조의 물을 자주 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청소가 깨끗하게 이뤄지지 못해 오히려 기생충이 확산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장내 기생충의 유행 원인은 배변 처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로마는 배설물을 모아 비료로 썼는데, 이때 기생충의 알이 작물 재배 과정에서 살아남고 사람이 이를 섭취할 경우 다시 회충 등에 감염되면서 장내 기생충의 유행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음식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당시 로마인들이 즐겨 먹던, 생선 젓갈의 한 종류인 ‘가룸’이 촌충을 널리 퍼뜨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미셸 교수는 “로마의 공중목욕탕이 사람의 체취를 향기롭게 만들었을지 몰라도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로마가 유럽 전역을 정복하며 함께 전파한 음식문화는 촌충을 유럽 전역으로 퍼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염재윤 기자

ds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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