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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선택해 지우는 시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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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선택해 지우는 시대 올까?

2013.06.07 15:42

영화 ‘토탈 리콜’은 기억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잊고 싶은 기억 위에 새 기억을 덧씌우거나 원하는 기억을 주입하기도 한다. 이런 달콤한 구상은 많은 과학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최근 제이슨 찬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단순히 새로운 정보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단기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기억 조절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고난이도 기술로 한계가 많았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테러리스트가 ‘주사 바늘’로 승무원을 공격하는 비디오를 보여준 뒤, 내용을 떠올리게 했다. 그 뒤 테러리스트가 주사 바늘이 아닌 ‘전기충격기’로 승무원을 공격했다는 오디오를 들려줬다. 회상한 뒤 오디오를 보기까지의 시간 간격은 실험 참가자마다 다르게 했다.

 

실험 결과, 회상 뒤 48시간 이내에 오디오를 들은 실험 참가자들은 비디오에서 봤던 주사 바늘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48시간이 지난 뒤에 오디오를 들은 실험 참가자들은 주사 바늘을 기억해내는 데 문제가 없었다.

 

 

비디오 시청 뒤 48시간 이내에 다른 내용을 들은 실험 참가자들은 원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 Jason Chan 제공
비디오 시청 뒤 48시간 이내에 다른 내용을 들은 실험 참가자들은 원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 Jason Chan 제공

 

 

 

 

 

 

 

 

 

 

 

 

 

 

 

 

 

 

 

 

연구팀은 단기 기억은 다시 떠올린 직후에 조작되기가 가장 쉽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어떤 일을 겪은 뒤 그 기억을 회상하면 ‘응고’ 과정을 거쳐 장기 기억이 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타는 요령을 외우는 것은 단기 기억이고, 그 과정을 반복해 습관이 되면 장기 기억이다. 그런데 이 응고 과정이 끝나기 전에 다른 정보가 들어오면 원래 기억을 대체한다.

 

그러나 모든 새로운 정보가 원래 기억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실험 참가자들은 전기충격기가 테러리스트가 아닌 마약 단속에 이용됐다는 오디오를 들었다. 이들은 처음에 본 비디오를 온전히 기억할 수 있었다. 

 

찬 교수는 “은행 강도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은행 강도 영화를 보면서 기억을 떠올리면 두 기억이 섞일 수도 있다”며 “이런 원리를 이용하면 특정한 기억을 선택해 지우는 기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 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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