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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rauty]심박동기·척수자극기 이식 환자도 MRI 검진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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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rauty]심박동기·척수자극기 이식 환자도 MRI 검진 가능해져

2016.01.13 10:33


[동아일보]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전문의가 약을 처방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이 약이 얼마나 환자의 건강에 기여할 것인가’입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체크 포인트는 ‘처방하는 약들이 서로 나쁜 상호작용을 일으키진 않을지’일 것입니다.


의료기기 또한 이런 고민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식형 의료기기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한 진단입니다. 특히 인공 심박동기(페이스메이커), 이식형 제세동기(ICD) 등 부정맥 치료를 위해 인체에 이식하는 의료기기의 경우, 과거엔 이식 환자들이 또 다른 질병의 진단을 위해 필요한 MRI 검진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금속성 재질과 전자회로로 구성된 이식형 의료기기는 지구 자기장의 3만 배가 넘는 MRI의 강력한 자기장과 만나면 기기가 발열을 일으키거나, 오작동이 발생하거나, 아예 멈출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기기가 아이러니하게도 MRI를 쓰지 못하게 막고 있었던 셈입니다. 게다가 부정맥은 고령 환자에게 많은 탓에, 인공 심박동기 이식환자의 경우 4명 중 3명은 MRI가 필요한 순간이 일생에 한 번 이상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행히도 최근엔 환자에게 꼭 필요한 두 의료기기 간의 충돌과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MRI 검진을 문제 없이 받을 수 있는 이식형 의료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2012년 7월 MRI와 상극 관계를 깬 인공 심박동기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고, 2015년부터는 빈맥성 부정맥 환자를 위한 이식형 제세동기에도 이 기술이 적용돼 국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24시간 심장리듬 모니터 검사기기(이식형 사건기록기)는 자주 실신을 겪은 환자의 몸속에서 원인 파악을 위해 심장리듬을 최대 3년까지 관찰하고 기록하는데, 이 기기 또한 환자의 MRI 검사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MRI의 강력한 자기장에도 이식형 의료기기가 끄떡없게 한 비결은 소재와 디자인의 변화에 있습니다. 강자성(자기장에 영향을 받는 성질)을 띤 소재를 최소화했고, 본체 내부회로와 케이스 사이로 자기장이 넘나들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장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기기 내 상호작용을 막고 전기회로를 최적화했습니다.

이 기술은 비단 부정맥 치료기기만이 아닌, 이식형 의료기기 전반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만성통증 환자를 위한 척수자극기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척수자극기는 환자의 몸속에 이식되어 중추신경인 척수의 말단에 전류자극을 가합니다. 이 섬세한 전류자극이 말초신경을 통해 대뇌로 올라오는 통증신호를 대신하면서 만성통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증상의 악화를 막아 줍니다.

통증환자에 이어, 운동장애 환자들도 MRI 장비 속으로 당당히 들어갈 길이 열린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뇌심부 자극기는 파킨슨병과 같은 운동 장애나 중추신경 이상으로 인한 통증, 난치성 뇌전증(간질), 강박증, 틱장애 등의 치료를 위해 체내에 이식됩니다. 이 기기 또한 MRI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2015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의료기술은 정말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환자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꾸준히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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