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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은하를 사랑하는 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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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은하를 사랑하는 천문학자

2016.01.13 18:00

 

‘하늘과 가장 가까운’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건물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하늘과 더욱 가까운 ‘이원철홀’에서 경재만 은하진화그룹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경 연구원은 “문연은 학이 인간세계를 언어로 묘사한 것처럼, 천체의 세계를 과학이라는 언어로 설명하는 구 현장”이라며 3행시로 천문연을 소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실에서 만난 경재만 책임연구원의 모습.  - 대전=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만난 경재만 책임연구원. - 대전=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그가 천문학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건 어린 시절 ‘우주선을 쏘고 싶다’는 꿈 때문이란다. 당시 ‘우주’하면 ‘천문’이라는 생각에서 연세대 천문학과에 입학했다. 사실 우주선을 제작하려면 전자공학과나 기계공학과를 가야 했지만 그때는 잘 몰랐다고.

 

1980년대 말에는 보현산 천문대를 짓는다는 소식에 천문연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1992년 천문연에 입사한 뒤 보현산 천문대와 소백산 천문대를 두루 거쳤다. 그동안 ‘천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천사모’라는 모임도 생겼다.

 

최근 천사모가 자주 찾는 ‘맛집’은 다름 아닌 경 연구원의 자택. 그는 “이 근처 식당은 워낙 자주 바뀌더라”며 “마트에서 소고기를 두껍게 썰어달라고 주문해서 집에 가져와 스테이크를 즐겨 만든다”고 말했다.

 

경 연구원이 손수 구운 스테이크에는 묵직한 맛이 일품인 칠레산 와인을 곁들인다. 그는 와인냉장고까지 구비해 놓은 ‘와인 마니아’이기도 하다.

 

경재만 책임연구원(맨 오른쪽)의 집에서 가진 천사모 송년모임.    - 경재만 책임연구원 제공
경재만 책임연구원(맨 오른쪽)의 집에서 가진 ‘천사모’ 송년 모임 당시 사진. - 경재만 책임연구원 제공  

경 연구원이 자택 모임 당시 찍은 사진을 한 장 보여줬다. 따뜻한 조명 아래 기타를 치고 있는 경 연구원의 모습이 무척 낭만적으로 보였다.

 

“연구원 와서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한 건 은하진화그룹을 만든 거예요.”

 

그가 천문연에 막 들어왔을 때만 해도 출연연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연구 인프라 구축이었다. 출연연이 연구 인프라를 만들면 이를 이용해 연구를 하는 것은 대학 교수들의 몫이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경 연구원은 출연연이 천문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 또 미래 천문학의 연구 분야는 은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구원에서 같은 꿈을 꾸는 연구원들이 모여 꾸준히 공부를 했고, 그 결과 2010년 연구그룹을 만들 수 있었다. 처음에는 5명뿐이었지만 5년 정도 지난 지금은 20여 명의 연구자가 모여 있다.

 

“지금은 ‘외계행성탐사시스템(KMTNet)’으로 남반구를 샅샅이 뒤지고 있어요. 질량이 작은 은하를 찾기 위해서죠. 지난해 12월 첫 관측을 했고, 지금은 그때 얻은 자료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KMTNet은 천문연이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3개국에 1기씩 건설한 망원경으로 이뤄진 천문 관측 시스템이다.

 

KMTNet의 망원경의 모습. -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KMTNet의 망원경. -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연구팀이 은하를 찾는 이유는 뭘까. 그는 “우주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우주 형성 이론에 따르면 우리은하 주변에 작은 은하가 60~600개 정도 있어야 하는데 실제 찾은 건 30개 밖에 없어요. 작은 은하가 워낙 어두워서 못 찾은 건지, 아니면 정말로 없는 건지 찾아 봐야 알 수 있는 셈이죠. 정말 없다면 이론을 수정해야 합니다.”

 

은하진화그룹의 주요 장비인 KMTNet에 이어 2020년에는 새 장비도 완공될 예정이다. 천문연은 미국, 호주와 공동으로 세계 최대 관측시설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을 건설 중이다. GMT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최대 10배 멀고, 최고 100배 어두운 천체까지 관측할 수 있어 블랙홀과 초기 우주, 암흑물질 연구 등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 연구원은 “GMT로 수행할 연구 주제 7가지 중 5개가 은하인 것만 봐도 은하가 중요한 연구주제임을 알 수 있다”며 “GMT가 세워지면 은하진화그룹의 연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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