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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딸 결혼 선물로 내가 개발한 국산 연료전지 자동차 선물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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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딸 결혼 선물로 내가 개발한 국산 연료전지 자동차 선물하고파”

2016.01.19 18:00

 

“딸이 중학교 다닐 때 과학교과서에 실린 연료전지를 가리키며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가 연구하는 것’이라고 자랑했다고 해요. 연구원으로 살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입니다.”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듯 매서운 칼바람이 불던 6일.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에 위치한 샤브샤브 전문식당 ‘주먹시’에서 만난 박석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연구실 책임연구원은 ‘딸 바보’ 그 자체였다.

 

“딸이 초등학생 때 친구와 함께 부모의 직장에 찾아가는 현장학습 과제를 위해 연구원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연구하는 분야를 직접 설명해줬는데, 괜히 어깨가 으쓱하더군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국내 연료전지 연구 1세대인 박석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로 각광받는 연료전지 연구를 위해 외길 인생을 살아온 박 연구원은 딸에게 자랑거리가 된 연구원 생활에 조금의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연료전지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한 길을 꾸준히 걸었던 데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1990년대 초에는 이공계 출신인 저도 연료전지가 뭔지 잘 몰랐어요. 실험실 선배가 제게 연료전지 연구를 함께 시작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던 게 이 길을 걷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2007년 추계전기화학회에서 개발한
2007년 추계전기화학회에서 전극막접합체를 설명하고 있는 박석희 연구원(오른쪽). - 박석희 연구원 제공

삼성중공업에서 일하던 박 연구원은 1995년 연료전지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국내엔 선례가 없었기에 모든 걸 처음 만들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5년 에너지기술연구원에 입사한 뒤로는 연구팀과 함께 2007년 국내 최초로 차량용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정부 출연연구소로 옮긴 것이 연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 분야는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상용화가 되지 않은 탓에 민간기업들이 시작과 포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이윤을 내야 하는 기업과 달리 정부 출연연구소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원천기술을 개발해 산업체에 이전하고, 또 연료전지 분야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현재 에너지기술연구원과 우리 연구팀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10명 남짓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10년 간 국내외 특허를 80건 넘게 등록할 만큼  ‘성적’이 좋다. 현재 연구팀은 연료전지 중에서도 전기를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인 ‘전극막접합체(MEA)’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제공
국산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박석희 연구원. 
- 대전=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그는 연료전지 자동차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료 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부산물로 물을 내놓는다. 하지만 한국의 겨울처럼 추운 날씨에는 물이 얼어버리는 문제가 있다.

 

박 연구원은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리는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에서는 연료전지 자동차 ‘미라이(미래)’를 7000만 원에 팔고 있는데, 20세인 딸이 10년 뒤 결혼할 나이가 됐을 때, 결혼선물로 내가 개발한 국산 연료전지 자동차를 선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줄임말인 ‘에기연’으로 삼행시를 부탁했다.

 

너지 수입률이 96%이고, 름 한 방울도 안 나오는 우리나라에서, 료전지로 에너지 자립에 기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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