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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친구에게 보낸 문자 이모티콘, 성차별적이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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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5월 14일 21:01 프린트하기

요즘 사람들은 전화보다, 이메일보다 문자나 모바일 메신저로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문자나 메시지로 대화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모티콘입니다. 화면도 작고 키보드 누르기도 불편한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고 재미있게 감정과 느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글자만 오가는 것보다 훨씬 즐겁습니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달에 오가는 이모티콘은 20억건, 하루에 이모티콘을 써서 대화하는 사람은 1000만명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구입한 사람도 누적 1000만명에 이릅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인기인 라인의 성공도 많은 부분 ‘스티커’ (라인이 제공하는 큰 이모티콘) 덕분입니다. 하루 최대 24억건의 스티커가 오가고, 작년 스티커 판매 매출은 2620억원입니다.

 

이모티콘의 인기는 우리나라나 아시아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인구의 92%가 이모티콘을 사용합니다. 젊은층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이모티콘 사용자 비중이 높고, 여성은 60% 이상이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제 2의 언어가 된 이모티콘,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이모티콘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제2의 ‘언어'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이모티콘에 나타난 사람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제 아이폰을 열어 이모티콘들을 훓어보았습니다.

 

경찰이나 건설 근로자나 탐정 이모티콘은 남자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반면 여자는 붉은 옷을 입고 탱고를 추거나 토끼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이모티콘에 등장합니다. 공주님 이모티콘도 있습니다. 손톱을 다듬는 이모티콘도 있네요.

 

애플 아이폰의 여성 이모티콘들 - mic 제공
애플 아이폰의 여성 이모티콘들 - mic 제공

‘남자는 일하고, 여자는 꾸민다’와 같은 고정관념을 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이모티콘에 여성의 모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모티콘 세계에서 성차별 없앨 방법은?

 

최근 구글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이모티콘 13종을 디자인해서 이모티콘 표준을 정하는 유니코드 컨소시엄이라는 단체에 제안했습니다. 과학자나 의사, 건설 근로자, 농부 등으로 일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구글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13개 일하는 여성 이모티콘들 - 구글 디자인 트위터 제공
구글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13개 일하는 여성 이모티콘들 - 구글 디자인 트위터 제공

이에 앞서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공부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이모티콘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모티콘에 나타난 성차별을 비판하는 동시에 교육을 강조하는 자신의 활동을 은근히 함께 홍보한 것이죠. 

 

이모티콘이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또 다른 언어이자 문자로 자리잡은만큼, 이러한 이모티콘들이 명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나타내는 것들 역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일상에서 즐겨 사용하는 이모티콘들이 우리들 의식 속에 암암리에 자리잡은 차별이나 불평등을 확대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아이폰의 일부 사람 이모티콘들은 피부색을 사용자가 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모티콘을 꾹 누르고 있으면 백인 같은 하얀 피부색에서 흑인 같은 어두운 피부색까지 다양한 옵션이 나옵니다. 이모티콘이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족의 모습을 묘사한 이모티콘은 남녀 커플은 물론 남-남, 여-여 커플도 있습니다. 최대한 다양성을 반영하려는 의지들이 엿보입니다.

 

물론 모든 ‘다양성'이 다 고려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음식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으로는 치킨, 햄버거, 피자, 밥 등이 있습니다. 서구 사회의 음식과 서구 사회에 잘 알려진 일부 동양권 음식들 위주입니다. 아프리카나 중동의 다양한 음식이 고려되지는 않습니다.

 

서구 사회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관심 사항에 대해서만 ‘다양성'을 논하는 모습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옳은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그러한 가치에 어긋나는 일이 무의식 중에 벌어지고 있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좋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와 영희의 모습이 남녀차별적이 아닌지, 변화하는 여성의 지위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등을 따집니다. 교과서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문자, 메신저, 이모티콘, 스마트폰 같은 것들도 이제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교과서보다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지 모릅니다. 한번 우리의 시각으로 이런 문제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 필자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한세희 디지털 칼럼니스트

sehee.h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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