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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과학기술연차대회] “학제간 융합 연구, 구체적 목표 분명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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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07일 20:45 프린트하기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융·복합 연구 전략’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융·복합 연구 전략’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이미 우리는 다양한 융합 연구개발(R&D) 과제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연구의 구체적인 목표와 목적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권경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은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국가 융합 연구의 성과가 낮은 이유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연차대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융·복합 연구 전략’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 사회문제 해결 위한 국가 차원의 융·복합 연구 필요
 
권 센터장은 뇌 연구를 사례로 분명한 어젠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뇌 지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유럽연합(EU)은 ‘인공 뇌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목적을 분명히 한 반면, 한국은 ‘뇌과학 원천연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추상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R&D 투자를 했다”며 “목적성이 없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더라도 산발적으로 연구가 이뤄질 뿐 융합의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출연연혁신위원회 간사위원인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대외협력본부장은 “국가의 융합 연구는 미세먼지, 조류독감(AI) 등 국가가 겪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출연연을 중심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어젠다를 정하고, 대학과 기업 등이 다같이 참여해 목표지향적으로 연구를 추진해나가는 게 진정한 의미의 융합 연구”라고 말했다.
 
최미정 미래창조과학부 융합기술과장은 “과학자들이 실제 사회 현장에 나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재 미래부는 경찰청과 함께 내년에 출범할 ‘폴리스 랩(Police Lab)’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폴리스 랩은 빅데이터로 도시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패턴을 분석해 범죄를 예방하는 등 과학기술로 치안을 높이는 프로젝트다(☞관련 기사: 빅데이터로 범죄 패턴 분석, 경찰 인력 부족 해결).          
 
박태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질병문제 해결을 위해선 과학자와 의사의 벽을 허물고 의대와 병원의 임상 데이터, 인프라, 연구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융합 연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며 “개방과 공유, 협력을 위해서는 연구자들 스스로도 서로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연구자간·부처간 경쟁 부추기는 제도가 바뀌어야
 
전문가들은 융합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구자간, 부처간 경쟁을 부추기는 현행 제도가 우선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출연연의 경우 연구 과제를 수주해 인건비를 충당해야 하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탓에 연구자들이 협력보다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관련 기사: “연구 성과 아닌 예산 확보 위한 경쟁, 이젠 멈춰야”).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도 “연구에 몰입해야 할 출연연 연구원들이 인건비 충당에 몰두하고 있다”며 “연구기관별로 우수 연구자 10~20%는 인건비를 100% 정부출연금으로 보장해 주는 등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PBS, 양적·단기적 성과 거둔 연구자가 좋은 평가 받는 부작용”).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도 “연구자들이 연구비가 아닌 연구 내용과 성과로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일 한국연구재단 국책본부장은 “연구비 관련 정책이 바뀌어야 연구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박 이사장은 “아직까지는 1+1이 2가 아니라 5나 10,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마인드가 사회적으로 부족하다”며 “융합 연구를 할 때 연구자들이 성과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여도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과장도 “공동 연구를 여럿이 하게 되면 현행 평가제도 하에서는 n 분의 1만 인정해 준다”며 “이렇게 융합 연구의 동력을 저해하는 평가제도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 간 경쟁 역시 과열 상태다. 현재는 미래부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경쟁적으로 비슷한 융합 연구 활성화 계획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 과장은 “새 정부에서는 과학기술혁신본부 체제 하에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는 미래부로 통합하고, 나머지 부처에서는 현장의 수요를 중심으로 융합 연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혁신할 계획”이라며 “각 부처가 경쟁을 하던 구조에서 이어 달리기를 하듯 협업을 하는 구조로 전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미래부에 ‘과학기술혁신본부’ 신설…‘창조경제’ 빠지고 R&D 예산권한 강화).
 
고 본부장도 “부처별로 제각각인 융합 연구 지원 사업을 통합해야 한다”며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정보통신기술(ICT)뿐만 아니라 소재, 뇌과학 등 과학기술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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