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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지문'으로 계란속 살충제 실시간 검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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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8일 14:23 프린트하기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 KAIST 제공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계란에 살충제 성분이 들었는지 현장에서 곧바로 확인할 방법을 개발했다. 


김신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김동호 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분자 상태를 알 수 있는 분자지문을 이용해 계란과 같은 생체에서 뽑아낸 시료에 섞인 미량의 분자를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국내산 계란에서 가축에 쓰지 말아야 할 살충제 성분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시장에 출하되기 전 조기에 발견할 방법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생체 시료 분석법은 대형 장비를 이용한 시료 전처리 과정이 필수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시료의 신속한 현장 분석이 어려워 시간과 비용을 증가시킨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전하를 띠는 하이드로겔 미세입자에 금 나노입자 덩어리를 캡슐처럼 만들어 넣은 형태로 광범위한 생체시료 분석에 사용된다.  연구진은 레이저와 부딪히면 분자 성질을 나타내서 이른바 ‘분자 지문’이라고 불리는 라만 신호에 주목했다. 빛 알갱이인 광자는 물체에 부딪히면 반사되거나 투과되며 에너지를 약간 잃어버리는데, 이를 측정한 것이 라만 신호다. 라만 신호는 물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측정할 수 있으면 물체의 상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라만 신호는 세기가 너무 약해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구조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을 활용해 라만신호를 현저히 증가시켰다. 이를 ‘표면증강 라만산란 현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곧장 생체 시료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다양한 크기의 단백질이 금속 표면에 달라붙으면서 실제 분석 대상인 분자의 접근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드로겔을 쓰기로 했다. 하이드로겔은 물에 잘 녹는 친수성(親水性) 나노 그물 구조를 이루고 있어 단백질처럼 크기가 큰 분자는 제외하고 작은 크기의 분자만 내부로 확산시키는 성질이 있다. 또 하이드로겔이 전하를 띠는 경우 반대 전하를 띤 분자를 선택적으로 빨아들여 농축하는 것도 특징이다. 

 

연구팀은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금 나노입자 응집체를 형성하는 동시에 전하를 띠는 하이드로겔 미세입자 안에 집어넣었다. 하이드로겔 미세입자를 생체 시료에 넣어 단백질로부터 금 나노입자 응집체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반대 전하를 띠는 표적 분자를 응집체 표면에 농축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살충제 성분 같은 표적 분자의 라만 신호를 빠르고 정확히 검출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실제 이 센서를 이용해 국내와 유럽에서 문제가 된 계란속 살충제성분인 피프로닐 술폰을 별도 처리과정 없이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라만 센서는 식품 내 살충제 성분 검출 뿐 아니라 혈액과 소변, 땀 등 인체 속 시료에 들어있는 약물, 마약 성분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의 직접 검출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호 책임연구원은 “시료 전처리가 필요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시료의 직접 분석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의 혁신적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연구 분야의 국제학술지 ‘스몰’ 이달 4일자에 소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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