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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 갇힌 동물 해방의 그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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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04일 05:00 프린트하기

  의약품이나 화장품 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제품의 독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사람이 쓰거나 먹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없기 때문에 생쥐나 원숭이, 토끼 같은 동물로 실험을 한다. 문제는 한 차례의 독성시험에서도 수백 마리의 생쥐가 희생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실험실에서 희생되는 동물이 100만 마리에 이른다는 것.

 

  이 때문에 동물구호단체 등은 동물학대 문제를 제기하며 동물실험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유럽에서는 올해 3월 화장품 원료와 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이 전면 금지됐고,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동물대체시험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전남 화순 생물의약산업단지에 동물대체시험인증센터 건립을 발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물 대체 시험법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실험실에서 희생되는 생쥐나 원숭이, 토끼 등 실험용 동물의 수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위키피디아 제공
동물 대체 시험법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실험실에서 희생되는 생쥐나 원숭이, 토끼 등 실험용 동물의 수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위키피디아 제공

 

 

  화장품이나 연고류를 개발할 때 필요한 피부 자극 시험에는 주로 토끼가 이용됐다. 털을 밀어 맨살이 드러난 부위에 원료를 얇게 바른 다음 24~48시간 방치한 뒤 변화를 관찰하는 식이다. 실험에 동원된 토끼는 피부 곳곳이 파이게 된다. 그렇지만 지금은 사람의 각질세포를 떼어 내 20일 정도 배양한 인공 피부를 이용하고 있다. 실제 사람 피부와 80% 이상 일치하기 때문에 동물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

 

  김배환 계명대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세포 실험 결과가 동물실험 결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동물실험도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만큼 정확할 순 없다”며 “비임상시험 단계에선 동물을 이용하지 않아도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물질이 자외선에 노출됐을 경우의 화학적 변형을 보는 광독성 시험에 쓰이던 기니피그도 실험실에서 해방됐다. 예전에는 기니피그 피부에 원료를 바른 후 피부 속 진피까지 침투하는 자외선A를 쪼여 변화를 관찰했지만, 지금은 실험용 흰쥐의 세포를 배양한 뒤 여기에 원료를 첨가하고 자외선에 노출시켜 세포 괴사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공인된 대체 시험법이 없어 여전히 실험용 동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분야도 있다. 

 

  알레르기 반응을 체크하는 감작성 시험은 실험용 쥐의 귀에 원료를 바른 후 꼬리 정맥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투입해 면역세포의 증식 정도를 관찰한다. 만약 면역세포가 평상시보다 3배 이상 증식되면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박문억 LG생활건강 책임연구원은 “이 같은 실험에는 4마리의 생쥐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30마리씩 필요하던 예전 방식에 비하면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며 “인간을 위해 수많은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은 연구자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동물실험을 줄여 나가는 분위기는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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