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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은 깨지지 않았다…과학계 유명 상들 남성 편향성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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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은 깨지지 않았다…과학계 유명 상들 남성 편향성 '뚜렷'

2019.01.18 16:57
지난해까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 599건 가운데 여성이 받은 횟수는 18건에 불과해 3%를 갓 넘는다. 201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마이브리트 모세르 노르웨이과학기술대 교수(왼쪽)와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투유유 중국 중의과학원 교수, 2018 노벨물리학 수상자인 도나 스트릭랜드 캐나다 워털루대 물리 천문학부 교수.
지난해까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 599건 가운데 여성이 받은 횟수는 18건에 불과해 3%를 갓 넘는다. 201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마이브리트 모세르 노르웨이과학기술대 교수(왼쪽)와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투유유 중국 중의과학원 교수, 2018 노벨물리학 수상자인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물리 천문학부 교수.

생명과학과 의학 분야는 과학 전 분야에서 가장 여성과학자의 참여가 활발한 분야로 꼽힌다. 노벨상의 경우, 과학 분야 전체 노벨상 599개 가운데 여성이 받은 상 18개(3%) 중 3분의 2(12개)가 생리의학상에서 나왔다. 하지만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여성은 여전히 성과를 인정 받을 때 남성 과학자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조사 결과 17일 드러났다. 여성 과학자가 상을 받는 비율은 남성보다 월등히 낮고, 상을 받아도 연구보다는 멘토링 등 부수적인 공로로 더 받았으며 상금액도 남성의 3분의 2 수준으로 적었다.


브라이언 우찌 미국 노스웨스턴대 공대 교수팀은 1968~2017년 50년 동안 수여된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 과학상의 수상자 데이터를 미국 내 5대 생명과학 학회 홈페이지와 위키피디아 등을 통해 수집한 뒤, 628개 상 수상자 5057명의 사례를 분석해 공개했다. 분석 결과 1960~1970년대에 5%에 불과하던 여성 수상자 비율이 최근 10년 사이에는 27%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높아졌지만, 미국 내에서 생명과학 분야 박사의 50%, 의학 분야 박사의 38%가 여성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특히 많은 상금을 주고 높은 평가를 받는 노벨상 등 유명한 상일수록 여성 수상자 비율이 떨어졌다. 상금 기준으로 상위 5%에 드는 상의 여성 수상자는 14.6%에 불과했다.


여성이 받은 상은 ‘질’도 남성과 달랐다. 연구자의 핵심인 연구로 받는 상보다, 교육이나 학생 멘토링, 대중활동 등을 한 부수적 공로를 인정 받아 받는 상이 훨씬 많았다. 교육이나 멘토링 등을 치하하는 상에서 여성은 전체 수상자의 50%를 받았으나, 연구 분야의 상은 남성(74%)의 3분의 1에 불과한 2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학회 등이 여성 과학자를 높이 평가할 때조차, 과학자 본연의 성과보다는 부수적 역할에 더 주목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상금 액수도 여성은 남성 수상자의 64% 수준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저평가가 심하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미국의 생명과학 및 의학 관련 상 수상자를 최근 50년치 분석한 데이터다. 맨 위는 수상자 수로 여성 수상자 비율은 상승 추세임을 알 수 있다(맨 위). 하지만 교육 등 연구 외적인 상은 남녀 같은 비율로 받는 반면 연구 관련 상은 여전히 적게 받아 내실이 적었다(가운데). 상금도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적은 금액에 분포해 있다(아래). -사진 제공 네이처
미국의 생명과학 및 의학 관련 상 수상자를 최근 50년치 분석한 데이터다. 맨 위는 수상자 수로 여성 수상자 비율은 상승 추세임을 알 수 있다(맨 위). 하지만 교육 등 연구 외적인 상은 남녀 같은 비율로 받는 반면 연구 관련 상은 여전히 적게 받아 내실이 적었다(가운데). 상금도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적은 금액에 분포해 있다(아래). -사진 제공 네이처


과학계에서 여성의 성과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연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특히 특허, 논문 발표, 연구비 수주 등의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연구가 많다.

 

지난해 4월 생명공학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특허 심사 과정에 무의식적인 차별이 일어나 여성 발명가의 특허 등록 수와 비율을 모두 떨어뜨리는 ‘성 편향’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미국특허청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01~2014년 특허 출원 문서 270만 건을 분석해 증명했다.

 

분석 결과 여성 발명가가 취득한 특허의 수는 전체 특허의 10%에 그치며 심사를 통과해 특허를 인정받을 확률도 남성 발명가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생명과학 등)에 여성이 특히 더 몰린 탓에 특허 등록 확률이 떨어져 보이는 착시 효과도 점검했지만, 이 효과를 제거한 뒤에도 여전히 남성보다 심사 통과 확률이 7% 낮았다. 연구팀은 특히 여성적인 이름의 특허출원자 심사 통과확률이 중성적 이름보다 더 낮다는 사실에 주목해, 심사자가 특허 출원자의 이름을 통해 성별을 감지해 편향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남녀 과학기술인의 임금 격차도 크다. 네이처는 지난해 4월 영국 내 과학기술 관련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172개 기관의 임금격차 보고서를 입수, 분석해 공개했다. 그 결과 제약사나 대학 등 영국의 과학 분야 종사자 여성의 급료는 남성보다 15% 적었다. 영국 전체 평균인 10%를 4%p 웃도는 수준이다. 그밖에 연구비를 제공하는 과제 선정 과정에서도 보이지 않는 편향이 존재한다는 연구가 여러 분야에서 보고돼 있다.


한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가 2017년 말 발간한 ‘2016년도 여성과학기술 인력활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 신규 정규직 연구자 가운데 연간 3500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남성은 62%인 반면, 여성은 50%로 12%포인트 낮다. 


연구비를 주는 과제 선정률 역시 차이가 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연구과제 규모에 따른 연구책임자 현황’에 따르면, 2013~2017년 사이에 5000만 원 미만 소형 연구과제 총 3만6747개 중 여성이 연구책임자인 과제는 1만2628건으로 약 3분의 1(34.4%)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연구비의 금액이 늘어남에 따라 급감해서, 5000만~3억 원 과제에서는 20%, 3억~10억 원 과제에서는 8.1%였고, 10억 원 이상 대형 연구과제에서는 5.6%로 떨어졌다. 


과제당 연구비 지원액 규모도 책임연구자의 성별에 따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의 ‘연구개발 부문 남녀 과제당 지원액’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간 남성 책임연구자는 과제당 평균 1억 6600만 원의 연구비를 받았다. 하지만 여성은 평균 5600만 원에 그쳐 남성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남녀 지원금액 차이는 2013년 2.7배에서 5년 사이에 오히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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