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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토크]무한경쟁 우주발사체 시장…한국형발사체 설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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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토크]무한경쟁 우주발사체 시장…한국형발사체 설 곳은

2019.02.03 07:00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의 주 엔진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의 주 엔진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4일과 5일 국내에서 만든 위성 2기가 나란히 궤도로 올라갔다. 4일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무게 100kg급의 차세대 소형위성 1호가 약 575km의 지구 저궤도에 안착했다. 5일에는 무게 약 3.5t(톤)의 천리안2A호가 고도 약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 진입, 발사된 지 약 두 달만인 지난 26일 관측 영상을 처음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소형위성 1호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고 천리안2A호는 위성 발사시장 최강자인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 ‘아리안5’에 탑재됐다.

 

당시 사상 첫 ‘재재발사(2차례 재활용)’를 시도한 팰컨9의 몇차례 발사 연기로 우연히 이틀 연속 한국 위성을 쏘아올린 이들 발사체는 공교롭게도 글로벌 위성 발사 시장을 두고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리안스페이스가 내년 새 발사체 ‘아리안6’ 공개를 앞두고 올해 아리안5 발사 비용을 약 40% 낮추겠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재활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기존 약 700억원에서 400억원 이하로 낮추려는 스페이스X를 정면으로 겨냥한 방안이다. 

 

사실상 위성 발사 시장 무한경쟁 시대를 예고하는 이들 공룡의 움직임은 전세계 우주개발 국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독자 기술로 만든 액체엔진 비행 성능 검증에 성공해 ‘우주강국’ 도약 가능성을 인정받은 한국은 2021년 예정된 한국형발사체 본발사 성공은 물론 무한경쟁 시대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 팰컨9이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미국 플로리다 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 '팰컨9'이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 “더 싸고 안전하게 위성 올리겠다”...우주발사체 ‘디스카운트’ 시대

 

아리안스페이스는 설계 변경과 대량 생산 방식을 적용해 아리안5 대비 약 40% 가격을 낮춘 아리안6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재활용 팰컨9 로켓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스페이스X와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비비안 퀘넷 아리안스페이스 운영총괄(매니징디렉터)는 최근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아리안6와 동일한 가격으로 아리안5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결과적으로 아리안5 발사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리안스페이스는 2019년 최대 12회 발사를 목표로 세웠으며 1분기에 4회 발사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을 내세워 가장 값싸고 안전하게 위성을 발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4일 한국의 차세대 소형위성 1호를 비롯해 100kg급 64개 소형 위성을 한꺼번에 쏘아올린 팰컨9은 사상 첫 두 번째 재활용 로켓이었다. 스페이스X는 일반적으로 약 700억원에 달하는 우주로켓 발사 비용을 궁극적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인공위성산업협회(SIA)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세계 위성 발사 시장은 연간 약 55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아리안스페이스와 스페이스X와의 비용 경쟁에 신규 플레이어들도 곧 뛰어들 태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 보잉사와 록히드마틴사가 합작해 출범한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는 몇 개월 뒤 새로운 로켓인 ‘불칸(Vulcan)’의 최종 설계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이 회사도 스페이스X를 겨냥해 위성 발사 비용 절감 혁신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도 스페이스X와 마찬가지로 재활용 로켓 성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의 로켓 불칸이 첫 발사될 예정인 2021년에는 새로운 로켓 ‘글렌(Glenn)’을 선보일 계획이다. 

 

민간 기업들의 우주로켓 발사 비용 효율화 경쟁에 화성 탐사를 준비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지난해 정책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NASA는 지난해 11월 유인 화성탐사용 우주발사체 ‘SLS(Space Launch System)’ 개발을 홀딩하고 스페이스X의 ‘빅 팰컨 로켓(BFR)’과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New Glenn)’ 등 저렴하면서도 재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우주로켓을 구매해 유인 화성 탐사를 할 수도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 본발사 이후도 준비해야 하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지난해 11월 주력엔진인 75톤 액체엔진 비행 성능을 검증한 한국형발사체는 2021년 두 차례 본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2년 동안 75톤 엔진을 4기 클러스터링해 1단 엔진을 구성하기 위한 체계개발모델(EM·Engineering Model)과 3단의 인증모델(QM·Qulification Model)을 제작하고 성능을 검증해야 하는 게 1차적인 과제다.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한 28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가운데)이 실제 비행환경에서 엔진 및 추진기관 등의 정상 작동 확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박정주 나로우주센터장. 연합뉴스 제공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한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가운데)이 실제 비행환경에서 엔진 및 추진기관 등의 정상 작동 확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박정주 나로우주센터장. 연합뉴스 제공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3단형 발사체인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하려면 1단 엔진 클러스터링 체계 개발과 시험, 3단 엔진 체계 개발과 시험 등이 필요하다”며 “올해 초부터 체계 개발과 테스트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시 항우연 내부에서도 글로벌 우주발사 시장 변화에 대한 논란이 존재했다. 당시 설계 시점부터 발사 비용을 저렴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독자 엔진과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게 먼저라는 주장이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독자 엔진 기술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한국형발사체는 본발사 이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민을 지금부터라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75톤 엔진 비행 테스트 성공 당시 집중 조명됐던 ‘우주강국’의 꿈이 이뤄지려면 ‘디스카운트’가 대세인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발사 성공률을 높이거나, 국내 위성 발사 수요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우주 발사 시장의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독자 기술력을 갖추고 검증한 뒤 민간 사업자가 우주발사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장과 민간산업 인프라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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