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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선 제트기, 우주에선 로켓처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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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선 제트기, 우주에선 로켓처럼 난다

2019.03.26 17:03
유럽우주국(ESA)는 14일 영국우주국(UKSA)과 공동으로 영국 엔진개발업체 ′리액션 엔진′이 개발중인 하이브리드 엔진 ′세이버(SABRE)′의 시험용 엔진 코어 설계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SABRE 엔진의 엔진 코어의 모습이다. 리액션 엔진 제공
유럽우주국(ESA)는 14일 영국우주국(UKSA)과 공동으로 영국 엔진개발업체 '리액션 엔진'이 개발중인 하이브리드 엔진 '세이버(SABRE)'의 시험용 엔진 코어 설계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SABRE 엔진의 엔진 코어의 모습이다. 리액션 엔진 제공

우주 로켓과 제트 항공기의 능력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이 18개월간의 검증 시험에 돌입한다.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제트기처럼 이륙한 이후 우주 공간에서는 로켓처럼 나는 저비용 우주선이 도입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유럽우주국(ESA)는 14일 영국우주국(UKSA)과 공동으로 영국 엔진개발업체 ‘리액션 엔진’이 개발중인 하이브리드 엔진 ‘세이버(SABRE)’의 시험용 엔진 코어 설계를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리액션 엔진은 현재 버킹엄셔 웨스트콧에 엔진을 테스트할 시설을 짓고 있다. 리액션 엔진 측은 건설이 완료되는대로 18개월간 엔진 테스트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이버는 제트엔진과 로켓엔진의 특성을 둘 다 가진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로켓 발사 초기인 고도 25㎞까지는 마하 5(시속 6000)까지 속도를 높이며 빨아들인 공기를 활용해 연료를 태우다가 대기가 희박해지는 고고도에서는 흡기구를 닫고 일반 로켓처럼 연료와 산화제를 섞어 태워 추진력을 얻는 엔진이다. 1980년대에 영국 기계공학자 앨런 본드가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본드는 리액션 엔진을 직접 창업해 세이버를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세이버는 공기를 빨아들인 후 압축기를 이용해 고압의 공기를 연소실에 공급하는 기존 제트엔진과 달리 마하 5 이상 고속의 공기를 그대로 받아 압축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마하 5 이상의 공기는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며 속도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압축됨과 동시에 온도도 1000도 정도로 상승한다.

 

세이버의 핵심 기술은 1000도의 온도로 엔진에 들어온 공기를 20분의 1초만에 영하 150도로 냉각시켜주는 예냉기다. 고온 고압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급속도로 냉각해 연소실로 보내주는 장치다. 로켓에서 로켓 부품을 냉각시킬 때 쓰는 기법인 액체수소 연료를 순환시키는 장치에 헬륨 냉각 루프를 추가해 급속 냉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고성능의 예냉기를 만드는 것이 어려워 기술이 제안된지 30년이 가깝도록 개발이 더디다가 2012년 리액션 엔진 측이 실증에 성공했다.

 

2012년 리액션 엔진이 예냉기를 테스트하는 모습이다. 리액션 엔진 제공
2012년 리액션 엔진이 예냉기를 테스트하는 모습이다. 리액션 엔진 제공

세이버가 로켓 엔진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로켓 발사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막대한 연료와 산화제를 태워가며 우주로 발사되는 로켓과 달리 중력과 공기 저항의 영향이 큰 저고도에서 산화제인 산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발사체의 현재 질량의 절반 정도만 갖고도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발사체의 연료 대부분은 저고도에서 소모된다. 2013년 발사에 성공했던 한국형발사체 나로호의 총 무게는 140t이었는데, 1단 로켓에 실린 연료와 산화제의 무게만 100t이었다. 1단 로켓은 고도 70㎞ 높이까지만 나로호를 밀어 올린 후 분리됐다. 이를 아끼려는 게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는 이유다. 로켓의 무게는 결국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에 세이버의 개발이 저비용 발사체 개발로 이어지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세이버의 가능성을 본 정부 기관과 항공사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ESA는 2010년부터 리액션 엔진 측에 참여해 UKSA를 통해 1000만 유로(약 128억 원)를 투자했다. UKSA도 5000만 파운드(약 748억 원)를 투자했다. ESA는 UKSA 대신 기술 자문역도 수행하고 있다. 초음속 제트기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어 항공사들도 관심을 갖고 세이버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에는 보잉과 롤스로이스도 2650만 파운드(약 396억 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2017년 연구계약을 맺고 미국에서 SABRE 예냉기 실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콜로라도에 실험장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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