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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별 블랙홀 병합 중력파 관측" 과학계 떠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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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별 블랙홀 병합 중력파 관측" 과학계 떠들썩

2019.08.21 00:12
블랙홀이 중성자별과 병합하는 과정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물이다. 최근 이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력파가 지상의 관측시설에서 관측됐다. A. Tonita, L. Rezzolla, F. Pannarale 제공
블랙홀이 중성자별과 병합하는 과정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물이다. 최근 이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력파가 지상의 관측시설에서 관측됐다. A. Tonita, L. Rezzolla, F. Pannarale 제공

미국과 유럽의 중력파 관측소에서 천문학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블랙홀과 증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중력파 관측을 통해 블랙홀과 블랙홀, 중성자별과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에 따른 중력파를 관측한 적은 각각 여러 번과 한 번 있었지만, 블랙홀이 중성자별을 병합하는 과정으로 추정되는 중력파가 관측된 적은 없었다.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미국 워싱턴과 루이지애나주에 설치된 중력파 관측소 ‘라이고’를 이용해 중력파를 관측하는 약 1300명의 과학자 그룹인 라이고 과학협력단과, 이탈리아 피사에 설치된 중력파 관측소 ‘비르고’를 이용하는 과학자 400명으로 구성된 비르고 팀이 블랙홀과 중성자별 사이의 충돌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중력파를 지난 14일 오후(미국동부시간) 관측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이 결과는 라이고와 비르고 팀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다. 비공식적인 내용으로, 향후 연구 결과에 따라 내용이 바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장) 역시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만약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천문학계가 오래 기다려온 중대한 발견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강한 중력원인 블랙홀과, 블랙홀보다는 밀도가 낮지만 역시 좁은 부피에 많은 질량이 밀집된 천체인 중성자별이 서로를 중심으로 도는 쌍성일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성자별이 블랙홀의 중력에 빨려들게 된다. 이 경우 중성자별은 블랙홀 주위를 나선형을 그리며 돌며 점점 가까워지고, 결국 블랙홀과 합쳐진다. 거대한 질량을 지닌 두 천체가 합쳐지면 질량의 일부가 에너지로 변환돼,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처럼 우주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시공간의 일렁임을 만들고, 이 일렁임은 빛의 속도로 마치 파도처럼 우주 곳곳에 퍼져나간다. 이 일렁임은 먼 지구에서도 관측이 가능한데, 그게 중력파다.


중력파가 만드는 시공간의 일렁임은 매우 희미해서 지구에서도 2015년에야 첫 신호를 관측할 수 있었다. 당시 빛의 속도로 13억 년 가야 할 거리에 위치한, 태양 질량의 수십 배 크기의 블랙홀 두 개가 서로 부딪히면서 발생시킨 중력파를 관측했다. 이후 블랙홀이 서로 병합되는 중력파는 10개 이상 발견됐고, 2017년 8월에는 두 개의 중성자별이 서로 부딪혔을 때 나오는 중력파 파형도 관측했다. 하지만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서로를 향해 돌다 충돌한 경우 발생하는 중력파가 관측된 적은 없었다.


이번 관측이 사실일 경우, 충돌은 빛의 속도로 약 9억 년 가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우주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세 대의 지상 관측 장비를 동원해 마치 삼각측량을 하듯 이번 충돌이 일어난 지점을 하늘에서 찾았다. 한쪽 눈을 감고 손을 하늘로 쭉 뻗었을 때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범위까지 후보 영역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간섭계관측소(LIGO) 검출기의 중력파 관측 원리를 나타낸 개념도. 지구를 통과하는 중력파가 L자 형 진공관 안에서 반사되는 레이저 빔에 주는 미세한 변화를 측정해 중력파를 감지한다.
레이저간섭계관측소(LIGO) 검출기의 중력파 관측 원리를 나타낸 개념도. 지구를 통과하는 중력파가 L자 형 진공관 안에서 반사되는 레이저 빔에 주는 미세한 변화를 측정해 중력파를 감지한다.

연구자들은 이 지역에서 빛이나 전파를 이용해 이 충돌이 남긴 흔적도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측된 내용은 없다. 다만 중력파 신호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두 천체 중 무거운 천체(블랙홀)는 태양 질량의 5배 이상이고 가벼운 천체는 3배 이하로 추정하고 있다. 작은 천체의 경우, 이 크기의 블랙홀이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이 별의 정체가 중성자별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사이언스는 밝혔다. 하지만 이전에는 알지 못하던 작은 블랙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연구자들은 이번 관측을 통해 밀도가 높은 중성자별에 물질이 얼마나 단단하게 축적돼 있는지 등 중성자별의 특성과 구조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랙홀과 중성자별로 구성된 쌍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단서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패트릭 브레이디 라이고 과학협력단 대변인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블랙홀-중성자별 충돌이 사실이라면 중력파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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