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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현안 산적한데…손놓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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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현안 산적한데…손놓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2020.01.14 09:15
 

지난해 1월 14일 21개 출연연구기관은 용역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출자회사’ 설립안을 내놨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환경·미화·경비 등 용역 계약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방안이다. 1년이 지난 현재 이 방안에 합의한 출연연은 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13개 기관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비정규직 연구자의 정규직 전환이 과기정통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새해를 맞은 출연연 연구자들은 시름에 빠져 있다. 2020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24조원 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출연연들은 정규직 전환으로 인상된 기존 비정규직 연구자의 인건비를 맞추기 위해 외부 수탁과제를 추가로 따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13일 과학계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이같은 현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급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연구회)가 정작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노동 정책과 R&D 시스템 개편에 보조를 맞추고 출연연 현장 연구자들의 애로사항을 전략적·정책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적극 움직여야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용역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출자회사 참여 기관은 1월 기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를 포함해 8개 기관에 머문다. 기관별로 노사합의 통해 공동출자회사 참여를 협의하고 신속히  21개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출자회사를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3개 기관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용역 계약직의 공동출자회사 참여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반만 해도 연구회 차원에서 공청회도 열고 적극적으로 의견수렴을 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연구회의 적극적인 리더쉽이 아쉬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비정규직 연구자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연구 역량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비정규직 연구자의 정규직 전환 당시 부작용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한번에 많은 연구인력을 정규직 채용할 경우 새로운 연구가 필요할 때 적합한 연구 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가뜩이나 연구인력 정원(TO)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출연연 입장에선 앞으로 연구인력 정원을 늘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나마 기관 설립 30년을 넘어가는 기관들의 경우 정년퇴직자들이 무더기로 자연 발생해 신규 인력을 충원할 여유가 생기지만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기관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한 출연연은 책임급 연구자가 올해 외부 수탁 과제를 예년과 달리 더 따와야 하는 상황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연구자들의 인건비가 기존 정규직 연구자들의 90~9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이처럼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기관 출연금으로는 충분치 않고 외부 수탁과제를 더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강조하는 연구자 주도의 창의적인 연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다른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정원만 한꺼번에 왕창 늘려놓은 상황에서 출연연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할 정도 규모의 신규 연구과제를 하지 않는 이상 정원을 늘리기는 어렵게 됐다”며 “이같은 현안들이 산적함에도 불구하고 연구회의 조정 기능이나 정책적 차원의 문제해결 의지가 실종된 지 오래 됐다”고 말했다. 

 

소속 기관들이 다양한 현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이 연구회의 몸집만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연구회의 임직원수는 2017년 10월 원광연 이사장 취임 뒤로 크게 늘어났다. 2015년 59명에서 2016년과 2017년 7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8년 107명, 2019년 6월 말 기준 112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임직원 다 합해도 수십명에 불과했던 연구회 조직이 이제 100명이 넘어갈 정도로 비대해졌다”며 “몸집이 커지고 인력이 늘어난 만큼 소속 기관들의 현안과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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