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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아버지’ 제임스 왓슨은 인종차별주의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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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아버지’ 제임스 왓슨은 인종차별주의자였나

2014.12.01 18:00

제임스 왓슨 - 위키피디아 제공
제임스 왓슨 - 위키피디아 제공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미국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88)이 1962년 수상한 노벨 생리의학상 메달을 4일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다.


왓슨은 영국의 생물학자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고 1953년 4월 25일 ‘네이처’에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당시에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진 못했으나 생물학이 발달하면서 왓슨과 크릭이 제시한 DNA 구조의 중요성과 타당성이 인정되면서 1962년 왓슨은 크릭, 모리스 윌킨스와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대부분의 노벨상 수상자가 그러하듯 활발한 저술·강연 활동 등으로 승승가도를 달리던 왓슨이 한 순간에 추락한 건 2007년 영국 주간지인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 이후부터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와 인연이 있는 샬롯 헌트와의 인터뷰에서 왓슨은 “아프리카의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운을 뗀 뒤 “모든 사회 정책은 흑인의 지능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지만 (중략) 흑인 직원을 다뤄본 사람들은 그게 진실이 아니란 걸 안다” 등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자 영국과 미국에서 큰 반발이 일었다. 그는 이미 1997년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를 통해 “동성연애자를 만드는 염색체를 알아낼 수 있다면 여성은 이런 성향을 가진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킨 바 있었으며, 2000년에는 자신의 강의에서 “피부색이 짙을수록 성욕이 강하다”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에도 왓슨은 대중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유전자 검열과 유전자 개조의 필요성을 지지하며 “지적능력이 부족한 것은 장애”라며 “지적능력이 하위 10%인 사람들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생물학자 크레이그 벤터는 이런 왓슨을 ‘히틀러’라고 비꼬기도 했다.


2007년 인터뷰 이후 강연과 출판 기념회가 줄줄이 취소됐고, 학계에서도 “피부색과 지능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왓슨은 자신의 견해를 번복하지 않았다. 1968년부터 40년 가까이 소장으로 근무했던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에서도 강제 사임됐고, 재직 중이던 기업의 이사회에서도 쫓겨났다. 같은 해 12월에는 그의 유전자 중 16%가 흑인으로 물려받은 것이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의 조상 중 한 명이 아프리카 계열이라는 뜻이다.


최근 왓슨은 “2007년 이후 자신은 ‘없는 사람(unperson)’이었다”며 “내가 어리석었을 뿐 인종차별주의자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메달 경매를 진행하는 경매회사 크리스티 측은 “위인들의 발견은 그들의 인간적인 약점을 초월하는 것”이라며 “왓슨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고 밝혔다.

 

4일 미국 뉴욕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왓슨의 메달 낙찰 가격은 250만~350만 달러(27억7100만~38억79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왓슨은 ‘메달 값’으로 “나를 돌봐줬던 모교 미국 시카고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기부금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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