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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한 실험실을 만드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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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한 실험실을 만드는 그녀

2015.01.16 17:07

손톱만한 크기의 실험실이 있다. 작디작은 이 실험실의 정체는 바로 랩온어칩(lab on a chip). 랩온어칩이란 손톱만한 크기의 칩 하나로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게 만든 장치다. 보통 랩온어칩을 ‘칩 위의 실험실’, ‘칩 속의 실험실’이라고 부른다.

 

이런 랩온어칩을 연구하고 만드는 여성과학기술인이 있다. 그녀는 바로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나노생명화학공학부의 조윤경 교수.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교정에서 그녀를 만났다.

 

UNIST 조윤경 교수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 조윤경 교수 제공
UNIST 조윤경 교수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 조윤경 교수 제공

 

 

● 수식어가 많은 노력파 교수

 

인상 좋은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하는 조윤경 교수는 교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그녀는 울산과학기술대학교 나노생명화학공학부의 학부장이자 UNIST WCU(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의 사업 단장이다. 여성공학인 대상에서 신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교 시절부터 그녀의 꿈은 교수였다. “학부 3학년 때 전공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교수님들께서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어요.” 대학교 시절은 수많은 과제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가장 소중하고 즐거운 시기였다. 그때의 노력과 열정으로 교수라는 대학생 시절의 꿈을 이뤘고, 그녀는 지금 자신의 직업을 천직이라고 말한다. 조 교수는 자신을 가르쳤던 교수님들처럼 자신도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강의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녀가 가르친 학생들이 훗날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가 되기를 바라면서….

 

UNIST-싱가포르국립대 연구팀, 카페인 농도 식별 형광염료 및 카페인 자동 검출용 디스크 개발 (Scientific Reports, 2013) - 조윤경 교수 제공
UNIST-싱가포르국립대 연구팀, 카페인 농도 식별 형광염료 및 카페인 자동 검출용 디스크 개발 (Scientific Reports, 2013) - 조윤경 교수 제공

 

 

● 카페인 농도를 간편하게 측정하는 ‘카페인오렌지’

 

커피 문화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자신도 모르는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됐다. 성인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카페인이 높은 에너지 음료를 쉽게 사고 마실 수 있게 됐다. 카페인을 과다 복용할 경우 중독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불면증, 심장 기능 이상 등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립대학 장영태 교수팀은 카페인의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형광염료를 개발했다. 이 형광염료는 카페인과 결합하면 형광신호가 250배 이상 증가하는데 조 교수는 이 형광염료를 이용해 카페인 농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 형광염료를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에 섞은 뒤 초록색 레이저 포인터를 쏘면 두 가지 빛을 내요. 음료에 있는 카페인 농도가 낮으면 초록색, 높으면 오렌지색을 띤답니다.”

 

하지만 커피음료에는 카페인 외 타르, 유분과 같은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있어 카페인 검출이 쉽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문제점을 랩온어칩 기술 기반의 랩온어디스크(lab on a disc)로 해결했다.

 

“랩온어디스크를 활용해 인체에 무해한 수용액을 커피나 음료에 넣어 카페인 분리에 성공했어요. 카페인오렌지를 활용해 카페인 농도를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게 됐죠. 이 카페인오렌지를 통해 청소년들이 카페인 섭취를 줄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국제학술지에 편집위원으로 선임되다

 

조 교수는 현재 국제학술지인 ‘랩온어칩’ 저널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랩온어칩 저널은 영국왕립학회에서 발간하는 화학, 물리학, 생물학 및 바이오공학을 위한 미세유체기술과 마이크로타스 분야의 전문 국제학술지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저널 편집위원으로서 랩온어칩 분야의 논문 심사와 편집 방향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됐어요. 우리나라 대표로 참여하게 되어 뿌듯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1) 암세포의 chemotaxis 연구 (Integrative Biology, 2014), 식중독세균 유전자검사용 디스크 (Anal. Chem. 2014), 혈액기반 심근경색 다중마커 면역혈정검사용 디스크 (Anal. Chem. 2012) - 조윤경 교수 제공
(1) 암세포의 chemotaxis 연구 (Integrative Biology, 2014), 식중독세균 유전자검사용 디스크 (Anal. Chem. 2014), 혈액기반 심근경색 다중마커 면역혈정검사용 디스크 (Anal. Chem. 2012) - 조윤경 교수 제공

 

 

●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연구

 

2009년 울산과학기술대학교가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선정된 이유는 두 개의 과제 덕분인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조윤경 교수의 과제였다.

 

“미래에는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인 맞춤형 의료시대가 열릴 것을 예상했어요. 그래서 유전자 염기서열이나 대사산물, 단백질 등을 간단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과제를 제출했죠.” 실제 조 교수는 2007년 삼성전자 재직 당시 피 한 방울로 각종 암과 류머티스 등 스물한 가지 병을 검진하는 소형 혈액검사기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그녀는 “암 진단과 관련된 진단기기 개발에 관심을 갖고 몰두하고 있어요. 의료진단 분야에서 나노 바이오 융합 연구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학생과 연구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그녀. 그녀가 가진 포부처럼 조윤경 교수 이름 앞에 더 많은 수식어가 탄생하길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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