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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誤報) 소동으로 떠오른 ‘사이토카인 폭풍’은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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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11일 19:23 프린트하기

연일 쏟아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뉴스를 보면 평소 자주 듣지 못했던 용어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헷갈리는 말도 많은데요. 그 동안 본지 뉴스를 읽은 독자들이 궁금하다고 반응을 보였던 용어들을 골라 보다 명확히 해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이토카인 폭풍도 의학 용어?

 

11일 한 매체가 메르스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38)에 대한 오보를 내면서 기사에 언급됐던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말이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사이토카인(Cytokine)은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역할은 면역 기능을 관장하는 신호물질, 또는 신체 방어체계를 자극하고 제어하는 신호물질 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백혈구에서 분비되는데, 백혈구 세포 사이를 중개하는 활성물질이란 뜻에서 인터루킨(Interleukin)이라고도 부릅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신체의 면역 체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사이토카인 등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단 한 번도 접한 적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침입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과민 반응인데요. 감염부위에 과도하게 많은 면역세포가 몰리면서 염증이 심해지고 혈관이 느슨해져 허파에 피가 고이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능력이 강한 젊은 층일수록 더 격렬하게 일어납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희생자의 70% 이상이 25~35세 연령대인 이유도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음압 병상은 어떤 곳?

 

음압 병상은 ‘음악을 들으면서 치료받는 곳’, ‘음파로 치료하는 특수 병상’이 아닙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올바른 정의를 알고 있지만, 메르스 이슈 초기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독자분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도 음악이나 음파로 설명을 하곤 했으니까요. 소음 측정에 쓰이는 음압(sound pressure)이라는 말과 혼동한 걸로 보입니다만, 음압 병상에서 ‘음’은 소리 음(音)이 아니라 네거티브(-)를 뜻하는 음(陰)입니다. 그러니까 ‘양압’이란 말도 있겠죠.

 

음압 병상은 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격리 병상입니다. 가령 외부가 1기압이면 병실 안은 0.9기압으로 유지하는 거죠. 질병관리본부 매뉴얼이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에 따르면 그 압력차를 2.5파스칼(0.000025기압)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병실 안의 기압을 낮게 유지하면 내부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겠죠. 즉 음압을 유지하는 목적은 병실 내부의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져나가는 걸 방지하는 것입니다.


 

◇ 치사율은 정확한 수치인가?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장면. 학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치명률(CFR) 계산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 WHO 제공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장면. 학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치명률(CFR) 계산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 WHO 제공

학계에서는 치사율보다 치명률(CFR, case fatality rate)이란 용어를 씁니다. 치명률은 어떤 질병에 걸려 있는 전체 환자에서 그 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수를 백분율로 표시합니다. 보건당국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런 식으로 계산합니다. 계산법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정확성과 의미 해석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습니다. 먼저 감염자 수 집계부터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이 의료기관을 찾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미한 증상만 앓다가 낫는 사람들입니다. 이 경우 통계에서 누락되는 거죠.

 

사망한 환자의 수도 불확실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질병이 있던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해당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또한 의료 체계가 발달하지 못한 국가에서는 초기 치료를 제대로 못해 치명률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나라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병원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에든버러대 앤드루 람바우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진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병원을 떠난 환자는 계산에 넣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 박테리아냐, 바이러스냐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아 침입하는 바이러스 - Dr Graham Beards(위키피디아) 제공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아 침입하는 바이러스 - Dr Graham Beards(위키피디아) 제공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 익숙한 용어지만 어감이 비슷해 자주 헷갈립니다. 가장 큰 차이는 세포로 이뤄졌는지 여부입니다. 박테리아는 핵과 세포질, 세포막 등을 갖춘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반면 바이러스는 유전물질(DNA 또는 RNA)을 단백질 껍데기로 감싼 형태로 세포 구조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숙주 밖의 바이러스는 그저 단백질 조각에 불과해 무생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박테리아는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반면 자체적으로 에너지나 단백질을 만들 능력이 없는 바이러스는 숙주의 세포에 기생해야만 살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로 치료하는데요. 박테리아는 구조가 비슷해 하나의 항생제로 여러 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러스는 항생제로 죽일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를 퇴치하려면 특정 백신을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 치료에 일부 항생제를 쓰기도 하지만, 박테리아는 항생제, 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연결지어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박테리아에는 최근 이슈가 됐던 탄저균이나 페스트 등이 있습니다. 에이즈, 에볼라, 메르스는 바이러스에 해당합니다. 일상에서 쓰는 세균이란 말은 엄밀히는 박테리아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서영표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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