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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단맛’을 찾는 당신,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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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단맛’을 찾는 당신, 그 이유는?

2015.07.02 18:31

작년 가을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 그 뒤 치킨, 빵, 맥주 등 꿀을 안 넣는 곳이 없을 정도였죠. 최근에는 쉽고 빠른 집밥 만들기를 소개하는 외식사업가 백종원 씨, 일명 백주부의 레시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설탕을 많이 넣기 주저했던 주부들도 백주부의 레시피를 보면서 듬뿍듬뿍 설탕을 따라 넣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 DS인사이드에서는 꿀과 설탕, 과즙으로 이어지는 ‘단맛’ 열풍, 그 안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슈가보이’라는 별칭을 얻은 백종원씨의 레시피에는 설탕이 한 번씩 등장하는 데 맛의 비법이 있다.  - tvn 캡처 제공
‘슈가보이’라는 별칭을 얻은 백종원씨의 레시피에는 설탕이 한 번씩 등장하는 데 맛의 비법이 있다.  - tvn 캡처 제공

 

◇ 인간은 언제부터 단맛을 찾았나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입맛. 요즘 말로 ‘초딩 입맛’이라고 하죠. 인간은 왜 어릴 적부터 단맛을 좋아하는 걸까요? 진화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류는 상한 음식을 가리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미각이 발달했고, 단맛이 나는 음식이 가장 안전했기 때문에 지금도 단맛을 찾게 됐다고 합니다. 다른 학설도 있는데요. 우리 뇌는 6세까지 급속히 발전하는데 이 시기 특히 필요한 것이 당분, 지방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단 음식을 찾는다는 이론입니다.

 

GIB 제공
GIB 제공

또 다른 학설에서는 몸 안에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할 의도로 단맛을 찾게 됐다고 주장합니다. 수렵 채취시대 때부터 이어진 본능이라는 건데요. 6대 영양소 가운데 열량을 내면서 에너지원으로도 비축이 가능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성분이 풍부한 음식이 대부분 단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즉 사람은 에너지원이 되는 달콤한 맛에 쾌락을 느끼도록 진화했다는 것이죠. 이밖에도 단맛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켜 위안을 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웰빙을 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단맛을 찾는 이유가 되겠죠.


 

◇ 설탕이 몸에 해로운 이유

 

사탕무를 수확하고 있는 농부 - GIB 제공
사탕무를 수확하고 있는 농부 - GIB 제공

달콤한 맛의 원조는 ‘자당(蔗糖)’이라고 불리는 설탕입니다. 사탕수수와 사탕무를 원료로 만들어지는데요. 설탕은 과당과 포도당이 일대일로 결합된 이당류로서, 녹으면 이 둘은 분리됩니다. 설탕의 단맛을 100이라고 할 때 과당은 173, 포도당은 74 정도인데요.

 

설탕을 과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고 하는 건 바로 이 과당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섭취한 과당은 그 해악이 에탄올에 버금간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요. 우리 몸이 과당을 에탄올처럼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포도당은 혈관을 타고 세포에서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반면, 과당은 에탄올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간세포에서 처리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액상 과당’이 담겨있는 음료수는 특히 경계해야 하는 이유죠.

 

꿀도 설탕처럼 포도당과 과당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설탕보다는 왜 꿀이 좋다고 하는 걸까요? 우선 꿀은 설탕보다 열량이 낮습니다. 또 벌꿀은 체내에서 더 이상 분해할 필요가 없는 단당체로 되어 있어서 체내 흡수가 빠르고 곧바로 에너지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꿀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피로해소에도 좋다고 하네요.

 


◇ 허니버터에서 백주부까지 단맛의 비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과즙 소주 드셔보셨나요? - 동아일보DB 제공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과즙 소주 드셔보셨나요? - 동아일보DB 제공

지금도 인기를 끌고 있는 허니버터칩은 본래 짭조름한 감자칩에 단맛을 더해 새로운 풍미를 제시했는데요. 최근엔 쓰디쓴 소주에 과즙을 넣어 달달한 맛을 내는 ‘순하리’라는 소주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그저 달달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점인데요. 그 속에는 짠맛과 단맛, 쓴맛과 단맛의 새로운 조합이 있습니다. ‘슈가보이’라는 별칭이 붙은 백주부의 레시피도 무턱대고 단맛을 부각시키는 요리법은 아닌데요. 가령 찌개, 카레, 간장에 설탕을 한 숟가락씩 넣는 건 텁텁한 맛을 없애고, 감칠맛과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한 팁이라는 것이죠. 

 

쓴맛을 내는 요소와 설탕이 든 혼합물에 약한 짠맛을 내는 초산나트륨을 넣으면, 쓴맛은 감소하고 단맛은 강해진다. - 과학동아 제공
쓴맛을 내는 요소와 설탕이 든 혼합물에 약한 짠맛을 내는 초산나트륨을 넣으면, 쓴맛은 감소하고 단맛은 강해진다. - 과학동아 제공

실제로 단맛, 짠맛, 쓴맛은 어떻게 섞이느냐에 따라 새로운 맛의 세계가 열립니다. 먼저 단맛에 짠맛이 섞이면 단맛은 더욱 풍부해지는데요. 팥빙수의 팥시럽을 만들 때 설탕과 함께 한 줌의 소금이 반드시 들어가는 이유도 이런 효과 때문입니다. 또 단맛과 쓴맛이 혼합된 상태에 소금을 넣으면, 쓴맛은 감소하지만 단맛은 오히려 강해지는데요. 적당량의 소금이 카페인, 염산키니네 등이 내는 쓴맛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소금이 쓴맛을 잡아주니까 단맛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 남자 vs. 여자, 인간 vs. 동물

 

단맛을 대하는 남녀 간의 차이도 흥미롭습니다. 여자들은 식사를 다 하고도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 싶어 한다면, 남성들은 배불리 먹고 나서 왜 또 디저트를 먹는지 이해를 못한다고 하죠. 이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단맛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건 여성이 쓴맛에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여성은 더욱 쓴맛을 잘 느끼게 되는데요. 특히 임신 중에는 민감도가 가장 높아지는데 이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쓴맛에 더 민감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남성은 단맛에 예민하다고 하네요.

 

GIB 제공
GIB 제공

그렇다면 동물도 단맛을 좋아할까요? 재미있는 건 개나 생쥐는 단맛을 느끼지만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포유류는 단백질 T1R2와 T1R3가 결합한 수용체 덕분에 단맛을 느끼는데요. 고양이는 T1R2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 Tas1r2의 일부가 손실돼 해당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랑이나 치타도 마찬가지라고 하네요. 동물에게 미각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알려주는 기능이라고 봤을 때, 고양이에게 탄수화물의 단맛은 그리 중요한 미각이 아니라는 의미겠죠. 그럼에도 달콤한 초콜릿을 먹을 때 쫓아와서 킁킁 거린다면 그건 단맛이 아니라 지방성분의 맛을 즐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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