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용 로봇 ‘잭슨’, 노인의 보행을 돕는 로봇 ‘RT.1’.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1회 국제로봇박람회(iREX 2015)’에는 일본의 최신 로봇들이 대거 등장했다. iREX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자동화박람회’와 함께 세계 2대 로봇 전시회로 꼽힌다.
키 188㎝, 몸무게 127㎏인 잭슨은 사람과 비슷한 속도로 걸어 눈길을 끌었다. 잭슨은 재난용 로봇답게 먼지와 물이 침투하지 않도록 각 부품이 밀봉돼 있다. 두 다리로 서 있기 어려운 현장에서는 엎드려서 네 다리로 움직이기도 한다.
RT.1은 경사로와 같은 도로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노인의 보행을 돕는다. ‘좋은 신발처럼’이라는 제품 구호에 걸맞게 야외 보행 보조 로봇으로는 최초로 국제표준기구(ISO) 인증을 받았다.
0.1㎜ 크기까지는 카메라로 보며 작업하다가 0.05㎜보다 더 정밀한 작업은 사람처럼 촉각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도 소개됐다.
행사를 주관한 후지와라 히로시(富士原 寬) 일본 로봇공업회(JARA) 전무는 “2년 전과 비교해 전시면적은 50%가 늘었고 방문객도 27% 늘어 14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일본의 모든 로봇 프로그램이 2020년에 맞춰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은 20세기 말까지 로봇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세계 로봇산업을 이끌었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로봇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실용성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아베 정권은 ‘로봇으로 신산업 혁명을 이끌자’며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세계에 ‘로봇 사회’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202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장에 다녀온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은 “일본이 ‘로봇 혁명 선도’를 외치고 중국도 산업용 로봇 공급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만큼 한국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