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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암호 연구 안 하면 산업계 혼란 불 보듯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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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4일 20:24 프린트하기

14일 서울대 상산수리과학관에서 열린 미래암호기술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타카기 쓰요시 교수 - 최영준 제공
14일 서울대 상산수리과학관에서 열린 미래암호기술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타카기 쓰요시 교수 - 최영준 제공

 “양자컴퓨터에 안전한 암호 알고리즘을 연구하지 않는다고요? 그러면 산업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겁니다.”


14일 오후 서울대에서 만난 타카기 쓰요시(高木剛) 일본 규슈대 산업수학연구소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스마트폰과 인터넷 전자상거래, 핀테크,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보안을 위협하는 요소로 등장했다고 경고했다. 타카기 교수는 이날 대한수학회가 개최한 미래암호기술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맡았다.

 

●정보보안 위협요소로 떠오른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컴퓨터다. 지난해 8월 캐나다 디웨이브(D'Wave) 사가 개발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최신형 양자컴퓨터의 경우, 연산 속도가 일반 컴퓨터의 1억 배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1년 동안 돌려야 풀 수 있는 계산을 30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 속도가 현재 산업 전반에 쓰이는 암호체계를 위협한다는 점이다. 가령 전자상거래에서 전송, 보관되는 정보는 RSA라는 방식으로 암호화되는데, 이는 큰 수를 두 수의 곱으로 나타내기 어렵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도 모든 경우의 수를 확인하는 데 수백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를 쓰면 상황이 달라진다. 타카기 교수는 “지금도 짧은 암호는 양자컴퓨터로 풀 수 있다”며 “암호를 풀 가능성은 20년 내에 7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지난해 8월 19일, 현재 미국 정부 기밀문서 보안에 쓰이는 암호체계를 이른 시일 내에 양자대응알고리즘(quantum resistant algorithm)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가표준국(NIST)은 2월 24일 일본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새로운 암호 표준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전세계 암호학자들의 참여를 요청할 예정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전 청와대 안보특보)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의 전세계적인 정보 수집을 고발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NSA는 이미 RSA 등의 암호체계에서도 정보를 빼낼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향후 정부 기밀 문서 암호화에 사용하는 암호 표준을 새로 정할 계획이라고 2015년 8월 19일 발효했다. - NSA 홈페이지 캡쳐 제공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향후 정부 기밀 문서 암호화에 사용하는 암호 표준을 새로 정할 계획이라고 2015년 8월 19일 발효했다. - NSA 홈페이지 캡쳐

●새로운 암호표준 개발 각축전 시작돼

 

NSA의 발표로, 전세계 정부와 암호학계, 산업계는 양자컴퓨터도 뚫을 수 없는 새로운 암호체계를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미국은 현재 NSA에만 1700명의 암호학자가 일하고 있고, 유럽과 일본은 양자대응알고리즘 연구에 5년 동안 각각 400만 달러(약 50억 원)와 200만 달러(약 25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타카기 교수는 “일본 정부는 자체적으로 암호연구 및 평가위원회를 운영해 국제적인 동향을 파악하고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학계는 물론 NTT 도코모 같은 기업체에서도 양자대응암호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정보보안 기술 동향이 격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아직 관련 분야 연구나 투자가 미비하다. 양자대응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연구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나 산업계에서도 이제야 중요성을 막 인식하고 있는 단계다. 이번 미래암호기술 심포지엄은 정부와 수학계 및 산업계가 처음으로 만나 국가적인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송정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보호정책관은 “장기적으로 양자컴퓨터에 대비한 암호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 표준의 변화는 위기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표준을 내놓은 연구팀은 암호 알고리즘의 사용권을 판매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RSA 암호를 개발한 수학자 로널드 라이베스트, 아디 샤미르, 레오나르드 아델만은 1982년 RSA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2013년에만 9억87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전세계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암호 알고리즘인 카수미(KASUMI)도 일본 미쓰비시전자에서 개발했다. 타카기 교수는 “일본 정부는 새로운 암호 표준을 차지할 것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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