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한 번 시험에서 90점을 받았다고 화가 난 적이 있었다. 꼭 100점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점 된 시험지를 받아서 마구 구겨버렸고, 옆에 있던 친구의 놀란 표정이 아직 생생하게 떠오른다. 90점도 결코 낮은 점수가 아닌데도 그랬던 건 당시 부모님의 기대때문이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이 세상은 오직 1등만 살아남을 수 있으며 2등은 벌써 한참 뒤쳐진 거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오랫동안 1등을 향한 열망은 나의 열망이며 1등을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 역시 나의 불안인 줄 알았다...
우연히 본 만화에서 내가 친구가 없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차이는 사회적 상황에서 얼마나 큰 즐거움과 에너지를 얻는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실제로는 내향적인 사람들도 외향적인 사람들 못지 않게 또는 이들보다 더 사회적인 활동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Zelenski et al., 2012). 사회적 활동에서 느끼는 즐거움의 크기는 성격과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경험’보다 차이점은 ‘사고 방식’에서 나타난다. 똑같이...
어떤 일을 하는 이유가 ‘내가 원해서’일 때,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목표 달성률이 높은 편이다. 일례로 같은 일을 해도 자기통제력이 낮은 사람은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반면 자기통제력이 높은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될 거야.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더 열심이라는 연구가 있었다. ▶동아사이언스 2019년 1월 5일자 자기통제를 잘 하는 사람은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없는 것 하지만 문제는 시작은 나를 위해서 내가 원해서...
“하루에 네 시간만 자면서 운동도 하고 일도 하고 가정도 돌보고 학위도 따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쓰레기야”라고 말해버릇 하는 친구가 있다.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이 대단한거고 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그 일이 절대적으로 쉬운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 알고 있음에도 이런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나 역시 혹시 내가 쓰레기인 것은 아닌지, 나도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이 올라오곤 한다. 한정된 인지적 자원과 배터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로서 어떤 일이든 에너지를 소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