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딜까?’ ‘나는 누구지?’ 알 수 없는 세상에 내던져진 그들은 외롭고 또 두려웠다. 밝고 뜨겁지만 이상하리만치 적막한 세상. 137억 년 전 우주는 그들 소립자들만의 세상이었다. 더 이상 쪼갤 수도 나눌 수도 없을 만큼 미소한 이들은 빅뱅과 함께 137억 년 전 존재하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아닌 무명의 것들에 불과했다. 눈부신 태초의 빛이 사위어가며 소립자들은 차츰 서로를 알아보았고, 수없이 많은 이끌림과 헤어짐, 부대낌 속에 마침내 의미를 만들어 간다. 수소, 헬륨, 핵융합, 물질, 시간, 공간, 별, 생명…. 온 우...
1911년 11월 18일 영국의 스코트가 드디어 남극점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노르웨이 국기가 꽂혀 있었다. 나흘 전인 14일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이 이미 남극점에 도착한 것이다. 비록 ‘최초’라는 타이틀은 놓쳤지만 살을 에는 추위와 눈보라를 뚫고 남극점에 도착한 스코트 역시 위대한 모험가로 기록되어 있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기온이 가장 낮은 곳이다. 연평균 기온이 영하 50~60℃. 남극대륙 고원지대에 있는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 인근은 공식 관측 기준으로 영하 89.6℃를 기록했고, 일본 기지 ‘돔 후지’가 있는 해발 3779m 지점...
2011년 개봉한 영화 '생존게임 247℉'는 사우나에 갇힌 사람들의 필사적 탈출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 정상체온 36.9도의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최대의 온도를 120도로 상상한다. 물이 끓기 시작하는 100도, 영하 10도 까지 떨어지는 겨울철 기온, 40도 안팎의 뜨끈한 목욕물 등이 우리가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온도다. 그렇다면 핵융합에너지의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100,000,000℃(1억도)는 어떨까. 이 상상하기 힘든 온도를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만큼 온도를 올려야 하는 이유는 멀까. ● 태양의 비밀을 풀다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1억℃ 라...
300초. 5분이라는 시간은 대부분 우리 일상에서 짧은 순간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업무 중간에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커피 한 잔을 타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시간. 또는 끓는 물에 라면을 넣고 면이 익길 기다리는 시간 정도이다. 하지만 5분이라는 시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순간도 있다. 재난사고나 교통사고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초기 5분을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출동하는 긴급차량의 골든타임은 화재의 초기진압과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으로, 5분이 기적을 만들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