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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물질 사찰도 우리 기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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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29일 00:00 프린트하기

최근 핵비확산 및 핵안보 문제가 국제사회의 중요 이슈로 대두되면서 핵사찰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핵사찰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모든 원자력 사용국들을 대상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핵무기 제조 등 비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을 말한다.

핵사찰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이뤄진다. 우리나라는 현재 한-IAEA 전면안전조치 협정에 따라, 국내 모든 핵물질 재고 및 변동 사항을 기재하는 계량관리보고서를 작성해 IAEA에 제출하고 있다. IAEA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출된 내용에 대한 검증을 수행한다. 검증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계량관리 검사로 원자력 시설 등 현장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KINAC, 새로운 CZT 검출기 개발

 

 

KINAC에서 제작한 신개념 CZT 방식 검출기와 관측 그래프 - KINAC 제공
KINAC에서 제작한 신개념 CZT 방식 검출기와 관측 그래프 - KINAC 제공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하나로 모든 측정이 다 가능한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들은 각 목적에 따라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방사선 방어 목적으로 사용되는 측정기는 방사선량 측정에 중심이 맞추어져 있고, 핵테러 탐지에 사용되는 측정기는 방사성 물질 종류 확인능력에 특화되어 있다. 목적에 따라 각각 다른 종류의 방사선 측정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핵사찰시 여러 종류의 검출기를 모두 준비해야하는 비효율적인 문제가 대두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규제 업무규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NSSC)와 그 산하 기관인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에서 관련 장비의 개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장비는 주로 HPGe, NaI(Tl), CZT 방식이다. HPGe 방식 검출기는 고순도 게르마늄(HPGe)을 이용한 검출기로 분해능력이 우수해 정확한 측정 결과를 보여준다. 다만 반도체 물질인 게르마늄의 물리적 특성 때문에 사용 전 반드시 냉각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냉각용 질소를 담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휴대형으로 만들기 까다롭다. 거기다 최소 6시간에서 많게는 12시간까지 냉각 시간이 필요하며 가격도 비싼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액체질소 냉각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냉각 방식을 적용한 HPGe가 개발되었으나, 여전히 고가이며 장시간의 사전 냉각이 필요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NaI(Tl) 방식은 미량의 탈륨(Tl)을 함유하는 요오드화나트륨(NaI)의 결정으로 된 검출기로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상온에서 온도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고, 방사선 에너지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어서 정밀한 측정이 요구되는 곳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CZT 검출기는 카드뮴(Cd), 아연(Zn), 텔루륨(Te)의 물리적 반응을 이용해 방사선을 전기적 신호로 변화시켜 검출하는 장치다. CZT 방식은 고밀도와 적정한 에너지 밴드 갭(band gap), 상온 반도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단일 화합물의 크기에 한계가 있어 계측 효율이 낮은 것이 한계로 여겨져 왔다. KINAC에서는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존 단점을 보완한 검출기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CZT 검출기의 가장 큰 문제는 제조 공정 특성상 단일 화합물 반도체를 크게 만들 수 없다는 부분이다. 검출 물질의 부피가 작다 보니 계측 효율이 낮고 결국은 장시간의 측정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반도체의 크기만 크게 할 수 있다면 더욱 높은 계측 효율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KINAC의 판단이었다. 실제로 CZT 화합물 반도체의 부피를 키우기 위한 연구는 세계 과학계의 중요 연구 과제 중 하나였다.

 

 

계측 효율과 정확도 월등해

 

KINAC 정책연구개발실의 곽성우 책임연구원을 필두로 한 연구개발팀은 10mm × 10mm × 5.0 mm 크기의 반도체 4개를 병렬로 연결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4개의 검출기에서 데이터를 받아 그중 1개를 기준으로 나머지 3개를 에너지를 고려해 검·교정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인다. 곽 연구원은 “반도체 1개의 측정 결과를 100으로 봤을 때 현재 제품은 380 이상의 효율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니 기존 시중에 판매되는 CZT 방식 검출기와 비교했을 때 월등한 성능 차이를 보여줬다. 4.5% 농축 이산화우라늄(UO2) 분말을 300 동안 측정해 분해능과 계측 효율을 비교 평가한 결과, 에너지 분해능은 비슷하지만 계측 효율은 4배나 높았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에서 개발된 고효율 감마선 검출기는 CZT 검출기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안을 제시하고 검증하였기 때문에 IAEA의 핵비확산 뿐만 아니라 핵안보, 산업계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IAEA 안전조치 사찰장비로 사용 중인 NaI(Tl) 방식의 제품과도 3.8% 농축 이산화우라늄분말을 이용해 측정, 비교했다. 결과는 신제품의 압승으로, 측정 시간이 300초일 때 IAEA 장비 측정치의 상대적 오차는 측정 시간에 따라 약 3∼10% 였으나, 개발된 제품은 약 1∽3%로 휠씬 정확했다. 핵물질 사찰에는 측정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곽 연구원은 “현재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 측정을 위해 300초 정도 걸리는 측정 시간을 최대 50초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육불화우라늄(UF6) 실린더 측정에는 HPGe 검출기만 사용되고 있다. 올해에는 가장 계측효율이 좋다는 HPGe와 KINAC에서 자체 개발된 장비로 이 육불화우라늄 실린더 농축도를 측정, 분석, 비교평가할 계획이다. HPGe를 대체할 만한 성능만 낼 수 있다면 휴대용으로 제작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사찰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 연구개발 사업은 2013년 7월에 시작되어 2018년 6월까지 계속 진행된다. 아직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실제로 1차 시제품 제작 때 문제가 됐던 무게와 투박한 외형은 2차 시제품을 만들면서 가볍고 미려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현재는 12시간 정도 외부 전원 없이 사용가능하다. 배터리를 키우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지만, 사찰 소요 시간(시료 1개당 300초), 1일 사찰 시간, 그리고 PC 배터리 사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장 활용성면에서 지금이 적정 수준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곽 연구원은 “항상 현장 성능 평가실험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원자력 관련 시설에 직접 가서 시험해 보고 좀 더 사용자 관점에서 편의성을 찾아보려한다”라고 설명했다.

 

NSSC와 KINAC은 올 해 1년 동안 실제 IAEA 사찰 현장에 개발 장비를 적용해서 그 성능과 편리성 등을 평가한 후에 IAEA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IAEA 인증이 확정되어 IAEA의 국제 사찰 활동에 본 장비가 사용될 경우 상업적 성과도 매우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원자력 선진국 그리고 핵비확산 및 핵안보 모범국으로서 우리나라의 국가 위상 제고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의 핵비확산뉴스(http://kinac.re.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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