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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과학의 대가, 세계 최고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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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7월 04일 00:00 프린트하기

포커스 인터뷰(Focus Interview)

 

Q: 처음부터 나노 분야를 연구하지는 않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A: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박사 학위 논문은 초음파로 분말을 만드는 음파화학 분야였습니다. 재료화학 분야에 속하지만, 나노 분야와는 전혀 달랐지요. 1997년 한국에 들어오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고, 그게 바로 당시에 붐이 일기 시작하던 나노 분야였던 거죠. 1990년대 말 미국에서는 국가나노전략(NNI)을 발표해 국가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했고, 한국은 2000년대 초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해 지원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Q: 세계 100대 화학자에 뽑힌 적이 있으십니다.
A: 유엔이 정한 ‘세계 화학의 해’ 2011년에 유네스코와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이 지난 10년간 연구성과 순으로 ‘세계 화학자 100인’을 선정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화학 분야에서 37위, 재료 분야에서 17위에 올랐습니다.


Q: IBS 나노입자 연구단을 소개해주세요.
A: 이름 그대로 다양한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이렇게 합성한 것을 조립(assembly)해서 나노구조물을 제작합니다. 이렇게 만든 나노입자나 나노구조물의 성질을 규명하고, 이를 에너지, 촉매, 의학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 현택환 서울대 교수 - IBS 제공
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 현택환 서울대 교수 - IBS 제공

“국제적으로 큰 상을 받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럽습니다. 지난 18년간의 연구결과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의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최근 나노 분야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국제진공과학기술응용연합(IUVSTA) 기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진공과학기술 분야 33개국 학회들의 연합기구인 IUVSTA는 3년마다 세계진공학술대회(IVC)를 개최해 IUVSTA 과학상과 기술상을 각 1명에게 시상해 왔는데, 현 단장이 올해 한국인 최초로 IUVSTA 기술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진공과학은 물리, 화학에서 하는 표면과학 기초연구 분야에서 반도체 공정을 포함한 응용 분야까지 광범위하며, 물리, 화학, 반도체, 재료, 기계공학처럼 자연대와 공대의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간 융합학문이다. 올해 한국진공학회가 20회 IVC를 유치하게 됐고, 현택환 단장은 8월 부산에서 열리는 IVC 현장에서 IUVSTA 기술상을 받게 된다. 현 단장은 지난 4년간 IBS에서 이룩한 연구성과를 중심으로 기조강연도 할 예정이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결과

 

“소위 ‘콜럼버스의 달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알고 나면 쉬우니까요(웃음).”


현 단장은 자신의 대표적 연구성과 중 하나인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게 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존에는 고온으로 가열한 계면활성제 용액에 전구체(precursor)를 집어넣어 나노물질을 합성했는데, 입자의 크기가 저마다 다르게 나와 필요한 크기의 입자만 분리해 사용해야 했다. 이에 현 단장 연구팀은 다양한 시도 끝에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하는 승온법(heat-up process)으로 균일한 산화철 나노입자 합성에 성공했다.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으로 원하는 크기의 균일한 나노입자들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이 연구성과는 2001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이 논문은 현재 1349회의 인용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 단장은 “남들의 연구를 따라 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방법을 강구했던 것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늘 새로운 시도를 중시한다. MIT 같은 미국 대학의 영년직(tenure) 심사를 맡기도 하는데,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도 바로 ‘새로운 분야에 들어가 발버둥친 적이 있는가’ 라고 한다.


나노 분야에서 그의 연구성과는 크게 두 시기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는 나노입자 합성법을 연구하는 데 집중했다. 원하는 크기로 균일한 나노입자를 합성해내는 방법을 연구해 2001년 JACS에 발표한 뒤, 이를 산업적으로 응용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균일한 나노입자의 대량 합성법을 2003년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공개했고, 균일한 나노입자의 크기를 1nm 단위로 조절하는 데 성공해 2005년 ‘독일화학회지(Angewandte Chemie)’에 논문을 냈다.

 

2015년 3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4회 다기능, 하이브리드 및 나노물질 국제학회’에서 현택환 단장이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법과 그 응용에 대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IBS 제공
2015년 3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4회 다기능, 하이브리드 및 나노물질 국제학회’에서 현택환 단장이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법과 그 응용에 대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IBS 제공

이후 2005년부터 현재까지는 각종 나노입자를 조립(assembly)해 다양한 나노구조물을 만들어 주로 의학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먼저 산화물 나노입자를 이용해 새로운 MRI 조영제 개발에 성공, 관련 연구성과를 2007년 독일화학회지, 2010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1년 미국화학회지에 게재했다. 더 나아가 나노물질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응용연구도 진행했다. 즉 나노입자를 MRI 조영제나 형광이미징에 활용하는 동시에, 다공성 나노구조물을 치료약물전달체로 활용해 암세포 등 환부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관련 연구성과는 2006년 미국화학회지, 2008년 독일화학회지, ‘네이처 머티리얼즈’ 등에 약 20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지금까지 현 단장이 발표한 논문들은 총 3만 4000번 이상 인용됐는데, 특히 한국에서 진행한 연구의 성과로 3만 2000번 이상의 인용횟수를 달성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덕분에 올해 초 현 단장은 세계적 학술정보 기업 ‘톰슨 로이터’로부터 세계에서 논문 인용도가 상위 1% 안에 드는 과학자로 선정됐고, 대통령 자문 과학자들로부터 앞으로 반세기를 이끌 나노 분야의 대표 과학자로 꼽히기도 했다.

 


기초와 응용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화학과 출신의 공대 교수로서 2012년부터 IBS 나노입자 연구단을 이끌게 된 현택환 단장은, 기술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튼튼한 기초 연구에 바탕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단은 굉장히 기초적인 연구와 동시에 ‘IBS 연구단답지 않게’ 산업적 응용에 가까운 연구도 하고 있다. 나노입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연구하면서, 동시에 배터리 전극 소재, 연료전지 내구성 유지, 유연(stretchable) 전자소자의 의료 적용 등 응용 연구도 하는 것이다.

 

 

현택환 단장이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과 최근 실험 중인 연구에 대해 격이 없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 IBS 제공
현택환 단장이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과 최근 실험 중인 연구에 대해 격이 없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 IBS 제공

연구단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현 단장이 이끄는 나노입자 합성 그룹은 나노입자를 디자인해 합성하고 그 형성과정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성영은 그룹리더(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에너지 그룹은 나노입자를 연료전지, 촉매, 배터리 등에 응용하는 하는 한편, 열전소자, 태양전지도 연구하고 있다. 또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최승홍 연구위원(서울대 의대 영상의학과 교수)이 참여하는 그룹에서는 유연 전자소자를 제작해 의료 분야에 응용하고 있는데, 현 단장 그룹에서 합성한 나노물질로 김 연구위원이 유연 전자소자를 개발하고 이를 의료 분야에 적용할 때 최 연구위원이 동물 실험을 진행해 그 효과를 확인한다.


현 단장은 “화학연구실 그룹, 엔지니어링 파트(반도체 소자), 서울대병원 의사(동물실험)가 함께 연구하는 것은 IBS에서 반도체 장비, 동물실험 관련 연구비가 충분히 지원되니 가능한 것”이며 “평소에도 혼자서 연구하기보다 유기적으로 공동 연구(collaboration)를 해야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4년 이후 연구단은 IBS 내부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며 특히 의료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 같은 운동장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약물도 주입하는 ‘피부부착형 나노소자’(2014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그래핀과 나노입자기술을 이용해 대장암을 진단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는 ‘다기능 대장 내시경 시스템’(2015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땀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손쉽게 혈당조절 약물을 피부로 투여할 수 있는 그래핀 전자피부 ‘당뇨패치’(2016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등을 연이어 개발해내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22일~27일 제주에서 열린 ‘제9회 국제 양자점 콘퍼런스(QD 2016)’에서 현택환 단장이 미국해군연구소 알렉산더 에프로스 박사를 비롯한 주요 연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IBS 제공
지난 5월 22일~27일 제주에서 열린 ‘제9회 국제 양자점 콘퍼런스(QD 2016)’에서 현택환 단장이 미국해군연구소 알렉산더 에프로스 박사를 비롯한 주요 연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IBS 제공

현 단장은 외국 연구자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미국화학회지 부편집장(JACS editor)’이라고 소개한다. JACS는 화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로, 그는 2010년부터 나노 및 재료화학 분야의 논문심사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제9회 국제 양자점 콘퍼런스(QD 2016)’에서도 조직위원장을 맡아 세계적인 연사들을 초청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우리나라의 나노 과학은 분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세계 3위권이라고 봅니다. 우리 연구단은 나노화학, 나노입자 분야에서 적어도 세계 5위권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구하겠습니다.”

 

 


* 본 콘텐츠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온라인 뉴스레터
 
IBS 뉴스레터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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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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