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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Focus]‘3세대 바이오매스’ 미세조류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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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4일 12:20 프린트하기

곡물류(1세대), 목질계(2세대)에 이어 미래의 3세대 바이오매스로 인식되는 미세조류.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에서는 미세조류로 만든 바이오연료를 ‘녹색 금’으로 소개했고, 최근엔 미세조류 기반의 바이오연료가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태양에너지의 축적물인 바이오매스는 주목할 만한 바이오연료의 원천이다. 화석연료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바이오매스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연소 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키기 때문에 ‘탄소 중립적’이라고 한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이오매스이다. 풍력, 태양광 등은 양적으로나 지역적으로 국한돼 있지만 바이오매스는 화석연료 전체를 대체할 만한 양이 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바이오매스는 보통 다음과 같이 세대를 구분한다. 대두, 유채,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곡물류(또는 전분질계)는 1세대, 풀이나 억새 같은 초본류, 작물의 줄기나 폐목재 등의 목질계는 2세대, 해수나 담수에 널리 분포하는 조류(藻類)는 3세대에 각각 속한다.

 

이 중 1세대와 2세대 바이오매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1세대 바이오매스는 경작지에서 기른 곡물류이기 때문에 곡물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바이오에탄올로 스포츠 실용차량(SUV)의 연료탱크를 한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성인 1명이 1년간 먹는 양의 옥수수가 필요하다. 또 2세대 바이오매스는 목질계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등을 분해하는 전처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미국에서 지난 30년간 이와 관련된 전처리 기술을 연구해 상용화에 필요한 최소 요건을 만족시키는 기술을 최근에야 도출했을 정도로, 목질계 바이오매스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유일한 희망’으로 ‘3세대 바이오매스’ 조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는 미세조류가 뜨고 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 대처한다”

최근 미세조류 기반의 바이오연료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에 대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주립대 제프 무디(Jeff Moody) 연구진이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미세조류 바이오연료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올해 5월 2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것이다.

 

이 결과에 따르면 미세조류 바이오연료의 생산성은 현재 바이오연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두나 옥수수보다 월등하다. 즉 미세조류가 연간 1에이커(4050㎡, 0.4ha)에서 생산하는 바이오연료의 양은 2500갤런(9460L)으로 대두 바이오연료 48갤런(180L), 옥수수 바이오연료 18갤런(68L)보다 훨씬 많다. 또 연구진은 미국, 중국, 브라질, 캐나다의 불모지에서 미세조류를 키워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연료가 이 국가들의 연료 소비량의 30% 이상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라고 추정했다.

 

한 연구자가 개방형 연못에서 미세조류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 ExxonMobil 제공
한 연구자가 개방형 연못에서 미세조류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 ExxonMobil 제공

조류는 대기나 수중의 이산화탄소와 물, 광에너지를 이용해 유기물을 합성하고 산소를 내놓는 광합성 생물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전환하는 양은 육상식물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구상에 약 30만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크기에 따라 육안관찰이 가능한 미역, 김 등의 거대조류(macroalgae), 즉 해조류(seaweed)와 단세포로 이루어져 현미경으로만 관찰되는 클로렐라, 스피루리나 등의 미세조류(microalgae)로 구분된다. 거대조류는 단위 무게당 탄수화물 함유량이 높아 바이오에탄올의 원료가 될 수 있으며, 미세조류는 지질(lipid) 함유량이 높아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미세조류는 다른 생물의 먹이로는 부족한 약간의 영양염류만 있는 바다나 호수에서도 잘 자라 적조나 녹조를 일으키는 것처럼, 태양에너지, 폐수나 바다의 영양염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

 

미세조류의 연료화 연구는 1970년대 2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활발히 진행됐다. 미국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가 미세조류로부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려는 해양생물종프로그램(ASP)을 1978년부터 18년간 수행한 바 있다. 이후 세계경제가 안정되면서 다른 대체에너지 연구처럼 한동안 연구되지 않다가, 최근 수년간 식량문제, 환경문제, 에너지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원유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바이오디젤을 비롯한 바이오연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부(DOE)와 농림부(DOA)에서 미세조류 기반의 바이오연료를 많이 연구해 왔는데, 최근 바이오연료 연구의 흐름이 바뀌었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양지원 단장은 “DOE의 연구비를 예로 들면, 목질계 바이오연료 연구비 대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연구비가 95% 대 5%에서 2년 전부터 80% 대 20%로 변하여 미세조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DOE는 2010년 바이오매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가 조류바이오연료기술 로드맵’을 작성해 미세조류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 기술 개발 및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연구는 미국을 대표주자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지,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30년 전 미세조류 연구를 시작했다가 중단했는데, 최근 신에너지 및 산업기술개발기구(NEDO)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또 중국은 은퇴한 해외 연구자나 교포 과학자를 유치해 미세조류를 연구하기 위한 대규모 단지를 곳곳에 조성하고 있다.

 

양 단장은 “중국 정부가 이스라엘 대학에서 은퇴한 과학자를 유치해, 공장 굴뚝에서 나온 배기가스 속 이산화탄소로 미세조류를 키우는 단지를 마련한 뒤 바이오연료를 만들고 있다”며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미세조류 연구그룹의 핵심 멤버였던 챙 후(Qiang Hu) 교수가 우한(Wu Han)대학으로 옮긴 뒤 중국과학원(CAS)로부터 10년간 매년 15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항공유로 FA-50 띄운다

우리나라도 차세대 바이오연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해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의 하나인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이 2010년 출범해 미세조류를 중심으로 바이오연료를 산업화하기 위한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해양수산부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는 2009년부터 해양 미세조류에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은 다양한 조건의 배양기에서 미세조류를 키우고 있다. - 김상현 제공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은 다양한 조건의 배양기에서 미세조류를 키우고 있다. - 김상현

미세조류는 종류가 다양하며 종마다 지질의 함량, 지질의 특성, 성장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품질이 좋은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종을 선정해야 한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양지원 단장은 “수천 종을 확인해서 빨리 자라고 기름(지질) 함량이 높은 종을 선별한 뒤 유전공학적으로 개량하기도 한다”며 “자연종이든 유전자변형종이든 대량 배양하고 수확한 뒤 기름을 추출해 바이오디젤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3단계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1단계(2010~2011년)에서 바이오매스인 미세조류를 확보하고 2단계(2012~2014년)에서 이를 검증하고 3단계(2015~2018년)에서 미세조류 바이오연료를 상업화하게 된다.

 

현재 연구단이 자연에서 분리한 균주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2종류가 있다. 양 단장은 “북극에서 분리한 균주 ‘극지 클로렐라’와 국내에서 발굴한 에뜰리아(Ettlia)가 빨리 자라고 기름 함량이 높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미세조류가 살기에 최적인 온도는 25~30℃인데, 극지 클로렐라는 4℃에서도 잘 자란다. 에뜰리아는 연구단이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국내에서 선별한 500여 종 중에서 가장 우수한 종으로, 유전체염기서열분석을 완료하고 유전공학적으로 개량하고 있다. 또 연구단은 클라미도모나스(Chlamydomonas)라는 모델 균주를 유전자 변형시켜 기름 함량을 70% 높이고 더 빨리 성장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최근 연구단은 공군 연구분석평가단과 협의해, 미세조류로 생산한 항공유를 한국형 경전투기 FA-50에 주입해 하늘에 띄우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연구단의 테스트베드 중 하나인 신재생에너지벤처 NLP는 경남 하동에 총 1800t 용량의 물을 담을 수 있는 미세조류 시험생산시설을 남부발전의 투자를 받아 마련하고 이 수조시설에서 배양 시험을 하고 있다. 미세조류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작업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이 기름을 바이오항공유로 바꾸는 작업은 SK이노베이션이 맡는다. FA-50은 시간당 약 4t의 연료를 태우는데, 연구단은 이르면 내년 여름 이 전투기에 주입할 바이오항공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석삼조의 해양 미세조류
국내에서도 바닷가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해양 미세조류를 키워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인하대 생명공학과 이철균 교수가 이끄는 해양수산부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에서는 서해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있는 바닷가에 해양실증배양장을 설치해 해양 미세조류를 키우고 있다. -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 제공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에서는 서해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있는 바닷가에 해양실증배양장을 설치해 해양 미세조류를 키우고 있다. -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센터 제공

연구센터는 2012년 서해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있는 바닷가에 테니스장보다 2배쯤 큰 규모(22m×20m)의 해양실증배양장을 설치해 서해에 풍부한 영양염류와 발전소의 배기가스를 포함함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미세조류를 키우고 있다. 발전소 측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고, 연구센터는 해양 미세조류 유래의 바이오디젤 생산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바다의 영양염류 때문에 생기는 녹조나 적조를 예방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이 교수는 영양염류가 풍부한 바다에서 미세조류를 기를 수 있는 반투과막 광생물배양기를 개발해 2008년 특허를 냈는데, 이 기술은 육상에서처럼 대형 수조나 별도의 먹이가 필요치 않아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반투과막 배양기를 바닷물에 띄워 이 속에서 미세조류를 배양하면, 미세조류가 물속의 영양염류를 먹으며 자라는데, 막 안팎의 농도차에 의해 영양염류가 배양기 안으로 계속 유입되고 미세조류는 이것을 먹고 성장․분열해 개체수가 늘어난다. 따라서 별도의 에너지 없이 미세조류를 경제성 있는 농도까지 농축시킬 수 있다. 반투과막은 구멍 크기가 매우 작아 배양된 미세조류나 생산된 지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 교수는 “미세조류는 인천 연안에서 자라는 종들 가운데 저온에서도 잘 자라는 테트라셀미스(Tetraselmis) 종을 선택했다”며 “이를 통해 생산한 바이오디젤은 국가공인기관인 석유관리원으로부터 팜유보다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제성을 더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전 세계적으로 조류 바이오연료를 개발하는 회사는 2000년 초 몇 개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200여 개에 달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세계적 정유사인 엑슨 모빌은 2009년 7월 미국의 저명한 생명공학자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 박사가 설립한 SGI(Synthetic Genomics Inc.)와 6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고효율의 미세조류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 계약은 2013년 5월 연장됐다).

 

미세조류 바이오연료를 실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격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가격은 석유디젤에 비해 5~8배 정도 높다. 또한 유전체 기반의 특정 대사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세조류에 대한 근본적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상병인 바이오ㆍ폐기물에너지 PD는 “광의존성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지질 함량이 높아야 하고, 지질을 세포 안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밖으로 내놓을 수 있는 미세조류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조류 기반의 바이오연료는 경제성을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석유경제시대를 대체할 바이오경제시대가 온다면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 Green Tech. HORIZON> 2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이충환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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