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방사선 식품? 방사능 식품?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5년 06월 04일 18:00 프린트하기

이름을 잘못 붙이면 오해를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사선 조사 식품’이다. 식품이나 농산물에 방사선 처리를 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이 이름 때문에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그 때문인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부터 방사선 처리 식품을 표시할 때 ‘방사선’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고시했다. 방사선을 쪼인 식품이나 이를 원료로 한 제품에는 원래 ‘방사선조사식품’이라는 표기를 해야 했으나 이제는 ‘조사처리식품’이라고만 표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식품에 ‘방사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사연은?
사실 먹거리에 방사선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방사선은 강력한 항균작용을 하거나 농작물이 싹트지 않게 하므로 식품의 보존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당장 마트에서 판매하는 농산물만 하더라도 운송 전 방사선 처리를 하는 제품들이 많다. 특히 우주비행사들이 먹는 우주식처럼 영양성분을 유지하면서 오랜 보존이 필요한 음식에는 거의 방사선 처리가 필요하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최근 방사선 처리로 인한 식중독 감소로 연간 최고 1,79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02 김치_Nagyman

절임이나 발효, 훈제와 같은 방법은 음식을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오랫동안 이용되던 방법이다. 한국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반찬인 김치 역시 채소를 최대한 오래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식품이다. 다만 이러한 처리를 할 경우 식재료에 변화가 일어나 식감이나 맛이 바뀐다는 문제가 있다. 겉절이와 김치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Nagyman

 

물론 식품을 보존하는 방법은 방사선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열처리 후 진공포장하는 레토르트 식품부터 오랜 옛날부터 사용해 오던 건조, 염장, 발효와 같은 처리법들이 모두 식품의 저장성을 높이는 방법들이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으로는 식품의 원형이 파괴되고 성분도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식품의 싱싱한 원형을 오래 보존하기에는 적합지 않다. 마트에서 데치거나 절인 버섯만 판다면 요리하기 얼마나 불편할지 생각해보면 방사선 처리의 장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날것으로 판매되는 양송이. 버섯은 방사선 조사 처리를 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상당수의 버섯은 성장이나 부패를 막고 갓 땄을 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방사선 처리를 거친 후 유통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방사선이 식품의 수식어로 들어가면 거부감부터 느끼곤 한다. 아무래도 방사선을 쪼인 식품이라고 하면 방사능이 식품에 남아있을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때 언론에서 떠들썩했던 ‘방사선 분유’가 대표적인 사례다. 방사선 분유라고 하면 어감상으로는 분유에서 방사선이 방출될 것만 같다. 그러나 실상은 방사선을 쪼인 원료가 함유된 분유를 뜻하는 말이다. 원료로 사용하기 전에 살균 목적으로 방사선 처리를 했을 뿐, 그 자체로 문제가 될 만한 성분은 아니다.

 

방사선 조사가 꼭 필요한 식품이 바로 우주식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 음식이 변질되는 문제도 있거니와 자칫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좁은 우주선 안에 퍼져 비행사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2009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여러 나라의 우주비행사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 © NASA

 

방사선 vs 방사능
이러한 인식의 문제는 방사선과 방사능이 서로 다른 뜻임에도 비슷한 말처럼 보이는 데 기인한다. 방사선은 물질에서 나오는 전자기파와 입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적외선이나 가시광선, 전파부터 X선과 같은 것들이 모두 방사선이다. 그 중에서도 X선,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처럼 자외선보다 파장이 짧으면서 주변의 물질들을 이온화하는 방사선을 ‘전리방사선’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바로 살균효과를 내거나 건강에 영향을 주는 방사선들이다.


이에 비해 흔히 말하는 방사능은 전리방사선을 내는 능력을 뜻한다. 방사선을 내는 동위원소들이나 원자량이 높은 원소들이 바로 ‘방사능’을 지닌 물질들이다. 이들은 일정 시간 동안 꾸준히 주변에 방사선을 내며, 이 때문에 방사선이 필요한 곳에 원료로 종종 이용된다. 국내에서는 식품 처리에는 코발트-60이라는 물질에서 나오는 감마선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04 방사능과방사선_KINS

방사능과 방사선의 차이 © KINS

 

방사선과 방사능은 마치 태양빛과 태양의 관계와도 같다. 여름철 해변에서 하루 종일 햇볕을 쪼인다고 몸에서 빛이 나오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방사선을 쪼인다고 해서 그 식품이 방사선을 내지는 않는다. 식품이 방사선을 낼 때는 식품에 방사능을 지닌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때 뿐이다. 물론 이러한 식품은 함부로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된다. 방사선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은 방사선 처리 식품을 바로 이 방사능을 지닌 성분이 포함된 식품으로 오인한 것이다. 앞서도 설명했듯 방사선 조사 처리 식품은 방사선의 이온화 에너지를 이용하여 식품의 보존성을 향상시킨 것이지만 방사능 오염 식품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식품으로 방사선 조사 식품과 완전히 다르다.

 

방사선 처리하는 식품들은?
방사선 처리를 하는 식품 대부분은 식물성이다. 주 목적 역시 살균, 살충, 발아억제, 숙도조절로 한정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56개국이 식품 방사선 처리를 허용하고 있으며 국가마다 그 기준이나 범위가 모두 다르다. 미국과 영국은 50여종, 프랑스는 40여종에 달하는 식품에 방사선 처리를 허용하고 있다. 국내 식품공전에서 허용한 방사선 조사 식품들과 허용량은 아래 표와 같다.

 

방2

 

표에서도 볼 수 있듯 방사선 조사는 흔히 볼 수 있는 농산물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난 50여년 동안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식품의약안전청(FDA) 등 세계 여러 기관에서 연구한 결과 방사선 조사 처리 방법의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어 있다. 다만 일부 비타민 등 특수 성분은 방사선 조사에 의해 다른 성분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특정 품목들에 대한 방사선 조사 처리가 제한되곤 한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5년 06월 04일 18:00 프린트하기

태그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2 + 1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