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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기후변화협약, 에너지 시장 어떻게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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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1 17:32 프린트하기

20세기까지만 해도 기후변화는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21세기가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기후변화는 명백한 현실이 됐다. 전에 없던 이상기후가 점차 장기화되며 전반적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기상기구와 국제연합환경계획이 설립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IPCC는 세계의 기후변화 현황과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IPCC 보고서는 여러 나라가 환경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온실가스 규제와 같은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사안들은 교토의정서와 같은 국제협약을 통해 관리하기도 한다.

 

01 2014캘리포니아대기근_오로빌강_California Department of Water Resources

 

지난해 IPCC 보고서 승인과 당사국총회 이후 형성된 ‘2020년 이후의 신 기후체제’에 따라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INDC)이 하나 둘 구체화되고 있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교토의정서에 불참했던 미국의 태도다. 미국은 기후변화 협약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과거와 다르게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지난 3월 31일, 러시아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유럽연합의 28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멕시코, 미국, 러시아가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동참을 표명했으며, 이들 국가가 글로벌 GDP의 52%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관련 산업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2014년 말 미국과 온실가스 감축 협약을 맺은 바 있어 사실상 거의 모든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간 협약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을 전후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이상 늘리지 않는 한편,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26~28%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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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협약이 실질적인 구속력을 지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전의 대표적인 기후변화협약이던 교토의정서는 국가 간 의무를 규정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지녔으나 실질적인 구속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신기후체제는 에너지, 자동차, 건축, 자원개발 등 경제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계획
현재까지 INDC를 제출한 국가들의 계획에는 IPCC의 권고안이 모두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IPCC의 권고사항인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먼저 감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발전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며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 변화도 수반될 전망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앞서 말한대로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는 단지 선언적인 의미만은 아닌 것이, 각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규제할 개별 법률 역시 발의중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Clean Air Act 로 자동차 연비 개선,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감축, 메탄 누출을 2025년까지 45% 감축할 것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INDC 제출이 불투명했으나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25~30%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전 세계 산림자원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산림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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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에 해당하여 탄소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멕시코와 가봉은 배출전망치(BAU) 개념으로 감축목표를 제시했다. 배출전망치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탄소배출량을 뜻한다. 멕시코는 2030년까지 BAU 대비 2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기술협력과 금융지원이 있을 경우 BAU 대비 40%까지도 감축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외 주요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다음 표에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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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 화석연료, 대안은?
각국에서 제출한 INDC를 종합하면 화석연료 사용량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대급부로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양광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충분한 부지만 확보하면 전통적인 발전방식에 필적하는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세계 태양광 발전량이 2012년 93GW(기가와트)에서 2020년 446GW로 약 5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미에서는 상업용 태양광 발전에 대한 정책 지원이 약해졌음에도 전통적인 발전방식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경쟁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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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대의 흐름도 만만치 않다. 최근 국제 유가의 급락과 셰일가스 개발은 에너지 산업 구조의 변화를 상당부분 늦추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지속적인 유가 상승 국면과 관련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이는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탄소배출량 감축이라는 대전제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정책은 타당한 수준의 경제성도 갖추어야 함을 뜻한다.

 

전통적인 발전방식은 여전히 경제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석탄은 여전히 주요 발전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세계 석탄 용량의 45%를 차지하는 중국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계속 확충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기오염 문제로 석탄발전소의 숫자를 지속해서 줄이고 있으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석탄 화력발전의 비중이 높다. 다만 이번에 수립된 새로운 기후체제 하에서는 석탄 화력발전의 성장세가 크게 꺾이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발전원이다. 천연가스는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오염물질이나 탄소 배출량이 적고 수급도 안정적이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와 신규 증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셰일가스 개발이 가능하여 연료의 상당량을 국산화할 수 있는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국가에서는 가스 발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발전량의 약 30%를 가스화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석탄과 석유 발전이 줄어드는 데 비해 가스발전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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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역시 실효성 높은 청정 에너지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었으나, 최근 중단되었던 원전 건설 계획들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스리마일 사고 이후 처음으로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영국은 기존 원전들의 수명을 적극적으로 연장하는 한편, 신규 원전 건설을 앞두고 있어 각국 원전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중국은 후쿠시마 이후 4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 동부 연안에 30기 가량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베트남을 대표로 한 개발도상국들도 앞다투어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중이다. 베트남은 중부 닌투언 지방에 최초의 원전을 건설하기로 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최근 원전이 다시 관심을 끄는 이유는 탄소배출량이 적으면서도 한 번에 다량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원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아직 충분한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전력을 판매한 금액이 생산단가보다 낮을 경우 이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와 같은 정책적인 지원이 축소되자 태양광을 제외하고는 신재생에너지들이 인기를 잃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은 FIT와 같은 인센티브 없이는 자생이 어렵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천연가스 역시 훌륭한 대안 중 하나라고는 하나, 화석연료 중 하나라는 한계가 있다. 탄소배출량 감소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가스 자원이 적은 국가에는 여전히 자원 안보 차원에서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다. 일례로 원자력 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대신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위주로 전력을 수급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최근 천연가스 발전 증가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자원의존도가 커져,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슈피겔을 비롯한 상당수의 독일 국내 언론 역시 러시아에 대한 자원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논평을 계속해서 내고 있다.

 

세계 에너지원별 전력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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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기후체제에 따른 세계 전력 시장의 흐름을 종합해보면, 중장기적으로 볼 때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급증하는 가운데 원자력발전량도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발전이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는 하나 발전소 건설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으므로 천연가스 발전의 증가세보다는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탄소 저감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꾸준히 석탄발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향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얼마나 실현되느냐에 따라 에너지원의 비중도 달라질 것이다. 역으로 에너지원의 비중 변화에 따라 기후변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이번 IPCC 협약과 신 기후체제의 성패도 판가름난다. 전 지구적 규모의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새로운 기후체제의 성패는 우리와 후손들이 안전한 미래에서 살지,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에서 살지 결정하는 만큼 현재의 전력시장 변화는 어느 때보다 주의깊게 지켜보아야 한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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