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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물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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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31일 15:31 프린트하기

2012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셰일가스 혁명으로 열릴 ‘가스황금시대’를 예견한 바 있다. 셰일가스는 고운 입자로 이루어진 지층(셰일) 안에 갇힌 천연가스로, 오래 전부터 매장량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층에서 가스만 분리해내기가 쉽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제 개발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었다. 다행히 최근 기술 발전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화석연료가격이 전반적으로 저렴해지고, 관련 산업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전도유망한 에너지원인데도 정작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곳은 많지 않다. 미국 텍사스 일대조차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이나 중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고루 묻혀있는 우수한 자원이라는데 왜 개발이 늦어지는 걸까. 도대체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는 걸까.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셰일가스
 북미 지역에서는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은 이유는 바로 물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예전부터 알려져 있던 자원이다. 그러나 파내기가 쉽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 단점을 극복한 것이 물을 이용한 수압파쇄법이다. 수압파쇄법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지하의 셰일층을 깨고 많은 양의 물을 집어넣는다. 이 물이 셰일층에 저장돼 있던 가스를 지상으로 밀어낸다. 이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에 각종 화학물질과 살생물제, 계면활성제 등을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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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압파쇄법의 눈부신 발전으로 2009년 배럴당 58달러였던 셰일가스 생산비용은 2012년 17~40달러까지 내려갔다. 아직 석유보다는 생산단가가 비싸지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셰일가스가 에너지혁명을 일으킨다고 기대를 모았던 것도 이 덕분이다.

 

하지만 개발 방식 때문에 셰일가스는 처음부터 환경오염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우선 각종 약품을 섞은 대량의 물이 지하수에 스며들어 오염시킨다. 개발업체들은 셰일층이 지하수층보다 수km나 밑에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암석의 깨진 틈을 타고 메탄가스와 화학물질이 올라와 지하수에 섞일 수 있다는 경고가 개발 초기부터 있었다.

 

미국의 비영리독립언론 ‘프로퍼블리카’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보도한 셰일가스 위험성은 자못 심각하다. 셰일가스 시추공 주변 지하수에서 발암물질인 벤젠과 스트론튬, 독극물인 비소 등이 발견됐다. 와이오밍주에서는 시추공 근처 주민의 94%가 건강이상을 느꼈으며 81%가 호흡기질환에 걸렸다. 메스꺼움, 부비동염, 숨가쁨, 수면장애, 발진 등 주민들이 겪고 있는 질병도 다양하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유럽에서는 주민들이 셰일가스 개발을 강력히 거부해 여태 한 삽도 못 뜨고 있다. 미국에서도 버몬트와 뉴욕에서는 주정부가 셰일개발을 금지시켰다.

 

물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셰일가스 유정 하나를 팔 때 물 1400만L가 들어간다. 인구 5만 명인 도시에서 하루 동안 쓰는 양이다. 석유 개발에 비해 1000배나 많은 물이 들어가는데, 이런 시추정이 미국에만 3만 개 이상 있다. 세계에서 셰일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개발을 못하고 있는 이유도 물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보다 물이 훨씬 부족한 지역에 셰일가스가 묻혀 있다.

 

지하에 넣은 물이 지진 일으켜
또 다른 위험은 지진이다. 미국지진과학연구소 윌리엄 엘스워스 연구원은 미국 중․동부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규모3 이상 지진이 300회나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전보다 5배나 늘어난 수치다. 윌리엄 박사는 지진다발지역에 공통적으로 셰일가스 시추정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사이언스’ 2013년 7월 12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진은 분명히 물 주입(injection)과 관련 있다”고 확신했다.

 

아톰텍스트5

 

미국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영스타운은 심지어 ‘셰일가스 지진’의 대명사가 됐다. 원래 지진이 거의 없던 지역이었는데, 셰일가스 시추가 시작되고 폭발적으로 늘었다.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지구연구소 김원영 교수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영스타운의 셰일가스 시추정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을 휴대용 지진계로 직접 측정한 결과 14개월 동안 무려 109회(규모 0.4~3.9)나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하에 주입한 물이 단층면으로 흘러들어 마찰력을 약화시키는 바람에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셰일가스가 이미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커져버린 산업이라는 점이다. 수압파쇄법이 여러 환경 피해를 야기하는데도 쉽사리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에 대한 타개책이 바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셰일가스 추출법’이다. 특히 셰일가스 부존량이 많은데도 물 사용에 대한 부담으로 쉽사리 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전쟁의 다음 무대는 환경문제를 해결한 셰일가스가 석유의 자리를 대신할지도 모를 일이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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