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원자력발전, 유럽의 새로운 고민과 움직임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5년 08월 12일 15:36 프린트하기

세계의 원자력발전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얼어붙었던 원전 건설 계획이 하나 둘씩 재개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신규 원전 건설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신기후체제 출범을 앞두고 원전을 청정개발체제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친환경 노선이 강세인 지역이라 한동안 원전이 점차 퇴출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럽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프랑스의 원전 축소 정책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태양광 발전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자 경제성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앞두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에서는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의 원자력발전의 현재 모습을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프랑스, 원전 유지와 축소의 기로에 서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5년 6월 말 기준 가동 중인 원전이 총 58기로 설비용량 기준으로 따져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현재 생산전력의 17%를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 이웃 국가들에게 수출하고 있다. 이 금액만 연간 30억 유로(약 3조 8,60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원전이 중요한 산업인 프랑스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12년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원전 축소를 주요 정책으로 표방한 것이다. 올랑드 정부는 원전의 전력생산비중을 현 75%에서 50%까지 줄일 방침이다. 관련 법안이 지난 5월 이미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의 심의를 거쳐 최종 채택될 예정이다.

 

그러나 원전 축소 공약이 이행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프랑스의 여론이 원전에 우호적인 편인데다 오랜 시간 동안 가동되면서 원전이 지역경제와 복잡한 경제적,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기 폐쇄결정이 내려진 페센하임 원전을 둘러싼 논란에서 이러한 사정을 엿볼 수 있다. 페센하임 원전은 1978년 가동을 시작하여 프랑스 내에서 현재 운영 중인 원전 중에서는 가장 오래됐다. 프랑스 정부는 페센하임 원전의 노후화가 심각하여 안전을 위해 2017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반기를 든 곳은 다름 아닌 페센하임 시였다. 이곳 주민의 90%가 원전의 계속 운전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역주민들이 원전 폐쇄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다. 페센하임의 인구 중 절반가량이 페센하임 원전 직원과 그 가족일 정도로 원전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원전 건설 이후 인구가 늘어나는 한편, 발전소에서 제공하는 기금으로 학생 복지가 확대되기도 했다. 자연히 지역주민에게는 원전이 지역 발전의 근간이나 마찬가지다. 원전을 폐쇄하면 이를 대체할 산업기반이 필요한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프랑스 내 전반적인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원전을 줄일 경우 수십조 원 수준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 산업계의 반발이 크다. 페센하임 원전에 대해서도 경제성이나 안전성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결정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원전 축소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위스, 원전 건설과 함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준비
중부 유럽에서도 서유럽과의 경계에 자리 잡은 스위스는 그다지 크지 않은 나라다. 그런데도 원자력발전소를5기나 운영하고 있다. 발전량 기준 세계 16위 수준으로 스위스 국내 전력의 38%를 책임진다. 알프스의 청정한 자연이 스위스를 대표하는 이미지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대기오염 없이 대량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원자력의 장점을 생각해보면 스위스의 결정은 나름 합리적이었다.

 

자연환경이 중요한 자산인 국가답게 스위스는 원전 건설뿐 아니라 원전 운영에 따른 방사성폐기물 처분도 철저히 준비해 왔다. 스위스는 첫 원전을 가동한 지 3년 후인 1972년에 국가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인 ‘나그라(NAGRA)’를 출범시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필요한 연구를 차근차근 진행시켰다. 나그라는 원전과 병원에서 나오는 고준위 및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후보지를 추천하고 스위스 전역에서 지질조사를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최종 확정하지 못한 채 관련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는 최대한 오랜 시간 동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신중을 기한 탓이다. 지층이 단단해서 폐기물을 저장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화강암 암반 지대조차 6만 년쯤 후 빙하기가 다시 도래할 경우 빙하에 산이 깎여나갈 수 있다는 이유로 후보지에서 제외할 정도다.

 

나그라는 2011년 방사성폐기물 영구 처분장 후보로 6곳을 선정했으며, 현재는 취리히 노르드오스트와 주라오스트 2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했다. 선정기준은 지질학적인 안전성, 암반 생성 환경, 장기적인 안전성, 건설 적합도의 4가지로,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기까지는 아직 10년은 더 걸릴 전망이다. 최종 처분장 결정을 위한 국민투표는 2027년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546733222

 

체코, 2040년까지 원전 비중 최대 55%로 확대
서유럽에서는 프랑스, 중부유럽에서는 스위스가 원전 계획에 적극적이라면 동유럽에서는 체코가 가장 활발하게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체코는 향후 에너지 자립 실현을 위해 원전 발전 비중을 2배 가까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체코의 현재 원전 발전 비중은 35% 수준이지만 2040년이면 46~58%까지 확대된다.

 

체코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안정성과 지속성, 경제성을 중시한 체코의 국가 에너지전략이 있다. 체코는 동유럽에서도 높은 공업성장률을 보이는 국가다. 따라서 확대되는 산업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대규모 전력 공급원을 빠르게 확충해야 한다. 한편으로 산업용 전력은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변 여건과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전력원이 현재로서는 원자력밖에 없다는 것이다.

 

체코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정부가 2014년 5월 28일 발표한 ‘국가에너지콘셉트(SEC)’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SEC는 2040년까지의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으로, 향후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수 년 안에 원전 1~2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기존 원전들의 계속운전도 추진할 방침이다.

 

체코의 계획은 원전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려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급진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처럼 적극적인 원전 확대 정책을 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자력에 대한 체코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다. 체코 국민의 65% 정도는 원전 확대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론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몇 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유지됐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5년 08월 12일 15:36 프린트하기

태그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3 + 5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