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뜨거웠던 2009년 8월, 필자가 속한 ‘한국-몽골 국제공룡탐사’ 연구팀은 몽골 부긴자프에서 충격적인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 두개골과 앞발, 뒷발 골격은 도굴된 상태였으나 어깨와 앞다리 골격만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반세기 동안 공룡 학계의 숙제였던 ‘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Deinocheirus·‘무서운 손’이라는 뜻)였다. 새로운 화석의 발견으로 연구에는 속도가 붙었고, 논문은 2014년 ‘네이처’에 소개되며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금부터는 그 후의 이야기다.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