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 신도시 동네에는 해발 50미터도 안 되는 동산이 두 곳이나 있다. 밀집된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27년 전부터 계획도시로 개발된 이 도시에서 나는 22년째 살고 있다. 그러니 원주민은 아니더라도 꽤 오래된 이주민이긴 하다. 이 도시에서 나는 세 곳의 동네에서 각각 5년, 7년, 10년을 살아왔다. 공통점은 변두리로만 옮겨 다녔다는 것과 동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중 앞서 5년, 7년을 살았던 동네의 동산은 등산로는 있었지만 자연 상태였던 반면, 꼬박 10년째 살고 있는 지금의 동네에 있는 동산은 그 규모가 훨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