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지하철역 1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나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전방 100미터쯤에 있는 왕복 8차로의 교차로 신호등 불빛을 확인했다. 붉은색이었다. 3시 방향에서 9시 방향으로 자동차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번 신호는 내가 건너갈 방향의 신호등에 초록 불빛이 켜질 것이었다. 평일이면 매일 아침마다 반복해서 지나가는 길이기에 그 교차로의 신호 순서를 외우게 되었다. 나는 그 신호 순서에서 횡단보도를 건넌다. 이번 신호에 건너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나는 여유 있게 걷고 있었다. 그 순간 한 여성이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