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가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백만 스물세 가지쯤 된다. 기뻐서 속상해서 축하하려고 울적해서 피곤해서 심심해서… 그 중에서도 가장 써먹기 좋은 것은 계절과 날씨.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오고 맑든 흐리든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매일의 날씨가 있다. 때마침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왔다. 봄에는 역시 맥주다. 겨우내 종종 사케, 소주, 와인이 땡겼지만 이제 맥주에 집중할 수 있다. 집에서 마셔도 되고 펍에서 마셔도 되고 (미세먼지 공격만 없다면) 소풍을 가서, 야구장에서 어디서나 맥주와 함께 한다. 봄을 즐기며 지인들과 맥주를 마실 때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