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을 마음 속에서 떠나 보내고 새로운 다짐으로 맥주 생활을 시작한 H. 주말 마트에서 습관처럼 카스 6캔 팩을 집어 들다 옆을 바라보니 낯선 맥주병과 캔들이 ‘내가 누구게?’하면서 말을 건다. 다시 힐끗 쳐다보니 ‘나를 얼른 잡솨봐’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다. 마음 약한 H. 그 애절한 눈빛을 거부하지 못하고 한걸음 다가가본다. 아, 많아도 너무 많다. 어지럽다. 뭘 집어야 하지? 가까이 가보니 ‘라거’, ‘에일’, ‘람빅’ ’밀맥주’ 등 푯말이 보인다. 맥주 하나 마시는데 이런 복잡한 것들까지 알아야 하나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