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고향이 있다. 누구에게나 태어나고 자란 애초의 고향이 있고, 또 다른 생활을 위해 그곳을 떠난 사람들이 새롭게 터전을 잡은 거주지를 흔히들 제2의 고향이라고 일컫지만, 그 지칭에는 ‘고향’이라는 근원적 그리움은 없다. 그보다는 그곳의 지상에서 매일 짜이는 희로애락의 매듭이 촘촘해 삶의 긴장감이 먼저 느껴진다. 물론 고향에서 보낸 시절이 다 좋았을 리 만무하지만,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이 힘들 때면 향수(鄕愁)에 젖는 일은 자연스런 정서일 테다. 그 그리움은 막연하게 시작되어도 안개가 걷히면 산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