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다. 햇살은 또 왜 이다지도 간지럽도록 폭신한지. 봄볕엔 며느리, 가을볕엔 딸을 내보낸다는 말은 이래서 나왔나. 전어는 고소하게 구워지고 대하는 팔딱팔딱 뛰고 꼬막 무침은 칼칼하고… 아아… 놀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H의 마음이 조급하다. 이럴 때 놀아줘야 하는데, 곧 추워질 텐데… 무슨 건 수 없을까. 용산역을 지나다 보니 천막이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계단에 구름 떼처럼 모여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웃고 떠드는 모습이 포착된다. 무대 위에선 외국인들로 구성된 밴드가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저기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