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전동 열차에 오르면 나는 으레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연결한다. 음원 파일을 열고 난청 경고 수준까지 볼륨을 올린다. 주변의 듣고 싶지 않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 소음은 대략 네 가지인데, 모두 ‘목소리’다. 그것은 지루함을 달래려는 듯 누군가와 길게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어느 승객의 목소리고, 복수의 승객이 동승자와 주고받는 수다고, 물건을 팔기 위해 떠드는 잡상인의 말달리는 목소리다. 또 다른 하나는 스피커의 녹음 음성인데, 통합 교통카드 사용을 독려하는 코레일의 광고거나, (삼사십 년 전에나 익숙한) 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