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을 찾는 탐방객은 연간 125만 명에 이른다(2015년 기준). 하지만 일부 탐방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비밀의 숲’이다. 지난 6월 22일, 기자는 그 비밀의 숲 속으로 들어갔다. 각도가 40°는 돼 보이는 가파른 오름에는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조릿대가 빼곡했다. 한라산 학술조사팀을 이끈 임재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재해연구센터 책임 연구원의 인도를 따라 길 아닌 길을 한 시간 정도 오르자, 성널오름 정상의 습지대가 나타났다. “인위적인 오염이 덜 된 곳에서 깊은 퇴적층을 찾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