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낯선 지방에 갈 일이 생기면 나는 출발하기 전에 먼저 그 일대의 오래된 사찰을 검색해본다. 기왕이면 유적지(遺跡地)도 둘러볼 요량으로 말이다. 오래된 사찰 말고도 국내 유적지는 고분, 성터, 고인돌, 역사 인물의 생가 등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유적지는 오래된 사찰 자체이기 때문이다. 멀게는 삼국시대부터 가깝게는 조선시대에 창건한 사찰에 가보면 ‘시간’과 ‘문화’가 느껴진다. ‘시간 위에 앉아 서서히 늙어간 문화’가 유적이 아닐까.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은 그 현장인 오래된 사찰을 찾아가 아득한 시간과 그 기간에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