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맥주가 되었다.’ 22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밖에 나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고숨이 턱턱 막히는 미친 더위가 연일 이어진다. H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니 할 수가 없다. 노트북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만으로도 절로 화가 솟구친다. 누워서 뒹굴뒹굴 마우스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맥주동호회 카페에서 홉(Hop) 수확 행사를 발굴한다. 국내 중소 맥주 양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