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은 참 재미있었다. 반면에 의대는 참 지루한 곳이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흥미진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업은 아침 아홉시부터 저녁 다섯시까지 쉼 없이 이어졌는데 ‘늘 새로워, 아주 신선해’라고 느낄 수는 없었다. 종종 그 이후에도 실습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하철이 끊길 때까지 계속되곤 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닐 때 유행하던 게임이던 스타크래프트나 레인보우식스의 화려한 영상과 신나는 효과음은 금세 온 정신을 빨아들였다. 게임 실력은 의대 성적만큼이나, 형편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