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19층이다. 아래층은 있어도 위층은 없다. 아니, 있다. 꽈배기 모양의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방이 있다. 재작년 초봄에 이사할 집을 알아볼 때 나는 부동산 중개인의 소개로 이 집을 방문했다. 나는 곧바로 전세 계약서에 서명했다. 처음에는 살던 집보다 넓이가 작아 뒷머리를 긁적였지만 다락방에 올라가 보고는 마음이 놓였기 때문이다. 잡동사니가 많은 우리 살림 중 비교적 가볍고 덩치 큰 짐들을 다락방에 몰아넣을 요량이었다. 이사를 하자, 당시 갓 중학생이 되었던 딸아이는 볼일도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