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해 보이는 식물이 속에서는 어떤 동물보다 훨씬 더 격렬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살기 위해 몸속에 강한 독소를 내뿜어 가며 ‘화생방전’을 펼치고 있지요. 하지만 눈에 띄지 않아 우리는 잘 모릅니다.” 이영숙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교수(64)의 설명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4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의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꽃대가 길고 가는 쑥부쟁이처럼 가냘픈 인상이었다. 하지만 과학에서도 응용과 상용화가 강조되는 시대에 식물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생존 투쟁을 한눈팔지 않고 3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