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적막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一家를 이룬다―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들꽃을 따서 꽃팔찌나 꽃반지를 만들어 보았는지요? 어떤 중년의 남성이 오래전 이십 대 청춘이었을 적에, 연인이 되기 전의 꽃 같은 한 처녀의 손 한번 잡아보려고 핑계 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