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칠팔 년 전 ‘과학동아’ 기자로 일할 때 하루는 의대에 취재를 갔다가 우연히 연구실에 있는 광고지가 눈에 들어왔다. 시가 15만 원인 의학백과사전을 의사들에게 반값에 공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인터넷 검색이면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는 시대에(브리태니커 백과사전도 244년 역사를 뒤로 하고 지난 2012년 종이책 제작을 중단했다) 수천 쪽 분량의 책을 상당한 돈을 들여 사려고 하는 필자가 시대착오적인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아무튼 필자는 두꺼운 책을 뒤적거리는 걸 좋아한다. 광고지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해 솔직히 직업을 밝히고(의사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