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작동 원리를 최초로 규명한 두 명의 과학자에게 수여되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이미 십여년 전부터 노벨상 수상이 당연하게 생각되던 분야였을 정도로, 생명과학의 판도를 바꾼 발견이다. 복잡한 분자적 기제를 제외하고 설명하자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란 “인간이 모든 생명체의 유전체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대장균, 초파리, 선충, 옥수수, 애기장대처럼 유전학의 오래된 모델생물들의 유전체도 오랜 시간동안 유전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