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H. 대학 동기인 친구는 술을 마시면 끝을 보고야 마는 진정한 주당이었기에 H는 오늘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왔다. 언제나처럼 소맥으로 시작해 소주를 거쳐 맥주로 마무리하는 코스를 머리 속에 그리며, 1차에 안주를 충분히 먹고 물을 마시며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본다. 술집에 들어가 안주를 고른 친구가 오늘따라 주류 주문을 망설인다. 미적미적하면서 수줍은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요즘 맥주를 많이 마셨더니 몸무게가 불은 것 같아. 다이어트하고 있어서… 오늘은 맥주 마시지 말자” 뭐, 맥주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