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도토리 _윤병무 단풍이라는 이름의 마을답게 단풍나무가 많은 우리 동네 행방을 알 수 없는 단풍잎 오리 발자국 좇아서 동산에 갔어요 동산에는 단풍나무보다 참나무가 더 많아요 참나무가 많으니 도토리도 많아서 동산은 다람쥐 마을이겠지만 다람쥐는 보이지 않아요 도토리도 보이지 않아요 다람쥐보다 재빠른 사람들의 검은 비닐봉투가 배불렀어요 참나무를 탓하며 다람쥐는 하얀 겨울잠에 들었을 거예요 시인의 덧말 붉을 단(丹) 자에, 단풍나무 풍(楓) 자를 쓰는 ‘단풍’에는 나무[木]와 바람[風]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