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를 뒤적이다가 눈이 번쩍 뜨인 H. 기사에는 한눈에 봐도 맥주 탭(맥주를 따르는 꼭지)이 30개는 족히 넘을 것 같은 이태원, 홍대, 성수동, 가로수길 등지의 펍이 소개돼 있다.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에 그럴듯한 분위기는 덤. 이런 곳이 있었다니… 맥주가 술술 들어가겠네. 당장 가봐야겠다. 요즘 핫하다는 성수동 펍에 호기롭게 들어간다. H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한글과 알파벳, 숫자가 어지럽게 뒤섞여, 읽는 데만도 한참 걸리는 메뉴들이다. ‘그냥 집에서 혼술이나 할 것을… 내가 못 올 곳을 왔구나’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맥주 정복의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