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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지하철 사린가스, 악몽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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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지하철 사린가스, 악몽의 기억

2003.03.28 16:00
초자연현상과 옴진리교 3월 20일이 되면 많은 일본인들은 1995년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며 전율한다. 그날 월요일 아침 8시가 막 지났을 무렵 도쿄 지하철에 신흥 종교집단인 옴진리교 신도들이 독가스인 사린을 살포해 출근자들이 구토하고 질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5,50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12명이 숨졌다. 신경가스인 사린은 공중에 4~5kg만 퍼뜨려도 4~5분 안에 수십만 명을 살상할 수 있는 화학무기이다. 옴진리교 신도들이 사린가스를 다루는 기술이 미숙한 덕분에 사망자가 적었다고 한다. 옴진리교는 불교와 힌두교의 요가를 중심으로 서구의 점성술과 노스트라다무스(1503~66)의 사상이 뒤섞인 일종의 계시종교이다. 교주는 1955년 다다미 자리를 짜는 기능공의 아들로 태어난 아사하라 쇼코이다. 그는 어릴 적에 녹내장을 앓다 반은 장님이 됐으며 특수학교를 다녔다. 최고 명문인 도쿄대학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요가 단체를 만들고 히말라야에서 고행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1987년 32살에 ‘최고 진리의 종교’라는 뜻을 지닌 옴진리교를 창시했다. 아사하라는 컴퓨터 가게, 우동 가게, 헬스클럽 등 사업을 벌여 돈을 벌었다. 여느 신흥종교 단체들처럼 옴진리교 역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법적 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옴진리교는 살인 행위가 살해자나 희생자 모두에게 영적인 은총을 내려준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람 죽이는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약물 실험이나 처형으로 죽은 신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수십명의 신도가 전자 레인지에서 타 죽었을 거라는 증언도 나왔다. 이처럼 음흉한 교주가 이끄는 폭력적인 집단이 대학교육까지 받은 20,30대의 신도를 수천 명 거느릴 수 있었던 요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실적평가 위주인 교육제도에 짓눌리고, 1980년대의 기형적인 경제성장에 혐오감을 느낀 젊은이들이 옴진리교의 현세 부정적인 계시신앙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계시신앙은 인류가 세상의 끝에 가까이 왔다고 주장한다. 종말론을 신봉하는 종교단체는 폭력적인 성향이 농후하다. 일본은 세계 비행접시 목격 건수의 1/4이 발생할 정도로 공중부양, 예언, 유령 따위의 초자연 현상에 관심이 많은 사회이다. 이런 풍토에서 옴진리교가 번성할 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 직후 구속된 아사하라는 8년간의 지루한 공판 끝에 4월 하순 검찰측 구형을 기다고 있다. 사형 구형이 확정적이다. 참고자료 △ <종말> 데미안 톰슨 지음, 푸른숲 펴냄 ※ 이 내용은 '한겨레신문'에 '이인식의 과학나라' 코너로 연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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